중국 누리꾼 장쩌민 애도 물결…"현 체제에 대한 불만 반영"

입력 2022-12-01 11:08   수정 2022-12-01 18:44

중국 누리꾼 장쩌민 애도 물결…"현 체제에 대한 불만 반영"
2015년 '두꺼비 숭배' 문화 시작…장쩌민 희화화로 현실불만 우회 표출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의 사망 소식에 중국 인터넷에서 애도 물결이 일고 있으며 이는 현 체제에 대한 불만을 반영한 현상이란 해석이 나온다.
1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전날 장 전 주석의 사망 소식을 전한 중국중앙TV(CCTV)의 소셜미디어 웨이보 계정에는 순식간에 100만 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앞서 장 전 주석이 권력을 놓은 지 10년이 지난 2015년 중국에서는 장쩌민 '숭배 놀이'인 '두꺼비 숭배'(膜蛤文化)가 시작된 바 있다.
두꺼운 검은 뿔테 안경, 커다란 입 등 외모 때문에 두꺼비라는 별명을 가진 장 전 주석의 우스꽝스러운 면모를 되짚는 일종의 '네티즌 놀이'다. 그러나 단순한 유희가 아니라 시진핑 정권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출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집권 당시에는 인권 탄압과 부패 문제, 불같이 화를 내는 성격 등이 비판의 대상이었지만, 시진핑 체제에 대한 반감이 장쩌민 시절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켰다는 해석이 나왔다.
누리꾼들은 장 전 주석이 공개석상에서 보여준 화통하고 다소 코믹했던 모습을 소환해내며 조롱하고 풍자하는 듯하면서도 그를 '어르신'(長者)으로 부르며 숭배 놀이를 전개했다.

이들은 장 전 주석이 1996년 스페인을 방문해 후안 카를로스 전 국왕을 만난 자리에서 난데없이 빗을 꺼내 들어 머리를 매만지는 모습이나, 2000년 이스라엘 사해 방문 때 두꺼비 같은 자세로 수영을 즐기는 모습, 바지를 높이 끌어 올려 입는 '아저씨 패션' 등에 '열광'하며 댓글을 달았다.
장 전 주석의 마지막 생일이었던 지난 8월 17일 즈음에는 그의 다양한 표정을 모은 합성 사진이 올라오곤 했다.
그가 2000년 홍콩 기자의 끈질긴 질문에 버럭 화를 내며 쏟아낸 발언들도 지금까지 회자하고 있으며 해당 영상이 소셜미디어에서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는 당시 젊은 기자가 말만 하면 바로바로 끊고, '너무 어려서 아무것도 모른다'고 훈계했다. 특히 "투 영(too young)", "투 심플, 섬타임스 나이브(too simple, sometimes naive)"라고 영어를 섞어가며 말했다.
중국 누리꾼들은 장 전 주석을 희화화하면서도 국가 지도자로서는 파격적인 면모를 보여줬던 그에게서는 시진핑 현 주석에게서는 볼 수 없는 인간미가 느껴진다고 반응한다.
특히 큰 소리로 말하고 화통하게 웃으며 영문 시와 경구 등을 자주 인용한 그의 모습을 인상적이라고 보고 있다. 장 전 주석은 박학다식했고 오페라와 팝송을 즐겨 불렀으며, 평상시에는 웃는 낯으로 "좋아, 좋아"를 연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누리꾼들이 자신을 '하쓰'(蛤絲·두꺼비 팬)라고 칭하고 장쩌민을 '어르신'이라고 부른 것은 검열을 피하기 위한 방책이라고 명보는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장 전 주석의 사망이 최근 중국에서 일고 있는 '제로 코로나' 반대 '백지 시위'를 자극할 수도 있다고 보기도 한다.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시위는 직전 후야오방 총서기의 사망에서 촉발됐다.
후야오방은 1982년 총서기직에 올라 덩샤오핑의 후계자로 꼽혔으나, 1986년 발생한 학생시위에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이유로 1987년 실각했다.
이후 1989년 4월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았고, 그의 죽음은 같은 해 6월 톈안먼 민주화 시위의 도화선이 됐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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