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연방의회 "우크라대기근은 구소련의 민족집단학살" 규정

입력 2022-12-02 03:57  

독일 연방의회 "우크라대기근은 구소련의 민족집단학살" 규정
러 "반러 도발…독일 나치시대 미화 시도"…우크라 "환영"

(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독일 연방의회가 1930년대 초반 우크라이나 대기근 '홀로도모르'를 구소련의 우크라이나 민족에 대한 집단학살로 규정했다.


독일 연방하원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저녁 홀로도모르를 우크라이나 민족에 대한 집단학살로 규정하는 안건을 광범위한 다수결로 의결했다.
이 안건은 독일 신호등(사회민주당-빨강·자유민주당-노랑·녹색당-초록) 연립정부와 야당인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이 공동발의했다.
연방의회 토론에서는 모든 원내정당이 홀로도모르를 규탄했지만, 극우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과 좌파당은 표결에서 기권했다.
우크라이나어로 '기근을 통한 살해'를 의미하는 홀로도모르는 1930년대 초반 구소련의 독재자 조지프 스탈린이 우크라이나에 새로 조성한 집단농장에서 곡물과 가축뿐만 아니라 종자까지 징발해 최대 800만명이 굶어서 숨진 우크라이나 대기근을 지칭한다.
1932∼1933년에만 350만명이 아사했고, 전체 희생자는 400만∼800만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독일 여야는 안건 발의에서 "집단아사는 흉작의 결과가 아니라 스탈린을 필두로 한 구소련 지도부의 정책에 책임이 있다"면서 "홀로도모르는 이로써 반인륜범죄라는 점이 드러난다"고 규탄했다.
연방하원은 홀로도모르의 배경에 대한 의식이 확산하도록 관련한 유럽 차원의 공론화를 촉구했다.
우크라이나 대기근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다만, 우크라이나 주민들에 대한 집단학살을 목표로 구소련 지도부가 의도적으로 기근을 고조시켰는지가 논란의 대상이었다. 독일 연방하원은 이에 대해 그렇다고 답했다고 독일 슈피겔은 전했다.
러시아는 독일 연방하원의 이런 규정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는 러시아에 반하는 도발"이라며 "이는 나치시대 과거를 미화하려는 독일의 시도"라고 지적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독일 연방하원의 결정을 환영했다.
그는 "이는 정의와 진실을 위한 결정"이라며 "이는 전 세계 다른 여러 국가에 있어 러시아가 보복을 통해 역사를 고쳐 쓰는 데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걸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라고 말했다.
앞서 구소련에서 독립한 발트3국을 비롯한 여러 유럽연합(EU) 국가들은 이미 홀로도모르를 집단학살로 규정한 바 있다.
yuls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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