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에 학교 떠나라"…'백지시위' 확산 中 대학들 조기방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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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12-02 13:34   수정 2022-12-02 15:32

"한밤중에 학교 떠나라"…'백지시위' 확산 中 대학들 조기방학

"한밤중에 학교 떠나라"…'백지시위' 확산 中 대학들 조기방학

방학 기간 예년보다 길어…대학생들 '시위 차단' 효과도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한밤중에 갑자기 조기 방학이 결정됐으니 집으로 돌아가라는 통보를 받고 쫓겨나듯 학교를 떠났다"



중국 허베이성 스자좡의 일부 대학들이 최근 갑작스럽게 조기 겨울방학 결정을 통보해 학생들이 심야에 학교를 떠났다는 글이 중국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확산하고 있다.

SNS에 글을 올린 게시자는 "예년 같으면 도서관에 모여 논문이나 기말고사를 준비해야 하는 시기인데 돌연 조기 방학이 결정됐고, 학생들이 황급히 기숙사에 있던 짐을 챙겼다"고 밝혔다.

그는 "많은 학생이 고향에 갈 열차표도 구하지 못한 상황에서 아무런 대책도 없이 퇴교령이 내려졌다"며 "한꺼번에 학생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역으로 가는 택시를 잡기도 어려웠다"고 전했다.

이어 "학부모들이 크게 걱정하면서 불만을 표시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많은 누리꾼이 "무책임한 처사"라고 학교 측의 조처를 비판했다.

스자좡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지난달 21일 도심 6개 구를 전면 봉쇄했다가 1일 통제 조처를 일부 완화했다.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방역 봉쇄에 반발한 '백지 시위'가 확산 조짐을 보이자 서둘러 방학에 들어가는 중국의 대학들이 늘고 있다.

산둥성의 성도(省都)인 지난에서도 많은 대학이 1일 조기 방학을 결정하고 오는 7일 전후로 학교를 떠나라고 학생들에게 통보했다.

산둥대 등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했으며, 학내에서 감염자가 나오면 방역 대응이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수도 베이징의 대학들도 앞다퉈 학생들의 조기 귀향을 유도하고 있다.

중국 최고의 명문이자 시진핑 국가주석의 모교인 칭화대는 지난달 27일 귀향 전용열차를 확보했다며 원하면 조기 귀향할 수 있다고 학생들에게 알렸다.

베이징대, 대외경제무역대, 중앙재정대, 베이징공상대, 톈진공업대와 톈진사범대도 비슷한 조처를 내놨다.

중산대 광저우 캠퍼스와 광둥의과대학 광저우 캠퍼스도 최근 귀향을 원하는 학생 498명과 111명을 각각 조기 귀향시켰다.

하얼빈공대는 이달 초 방학하기로 하면서 귀향 학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겠다며 전세기와 전용열차를 확보했다고 극목신문이 보도했다.

비용은 학생들이 부담하지만, 표를 구하는 번거로움이 없어 많은 학생이 신청했고 대부분 오는 3∼4일 귀가를 결정했다.

조기 방학에 나선 대학들은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한 조처라고 밝혔으나 방역과 봉쇄에 반발해 번지는 '백지 시위'를 차단하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백지 시위는 지난달 24일 19명의 사상자를 낸 신장 우루무치의 고층 아파트 화재가 방역 봉쇄용 시설물들로 인해 진화가 지연됐다는 의혹 제기를 계기로 베이징과 상하이, 우한 등에서 대학가를 중심으로 번졌다.



중국 당국은 시위에는 강경 대응하고 방역 조처를 완화하는 강온 양면 전략을 구사하는 한편, 중국인들이 향수하는 장쩌민 전 국가주석의 사망을 계기로 시위가 확산할 가능성에 우려하고 있다 .

중국의 대학생들은 학기 중 학교 내 기숙사에서 공동 생활하는데 민감한 시기에 그대로 뒀다간 자칫 톈안먼 사태와 같은 대규모 시위나 집단행동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대학들이 학생 분산을 위해 조기 방학 카드를 꺼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 대학들의 이번 겨울방학은 7년 만에 가장 길 것으로 보인다.

이미 방학을 확정한 대학들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71개 대학의 방학 기간이 40일 이상이었다.

이 중 하얼빈사범대 등 7곳은 50일이 넘었고 중국 민항대 등 2곳은 57일에 달했다.

통상 춘제(春節·중국의 설) 20일 전후(양력 12월 말이나 1월 초) 시작해 음력 정월 대보름까지 한 달여간 방학을 하던 예년에 비해 많이 늘어난 것이다.

교육 전문가들은 음력 윤달이 끼어 겨울 방학이 길었던 2015년 이후 가장 긴 것으로 분석했다.



pj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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