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유가 상한제 도입 앞두고 덩치 불어나는 '그림자 선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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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12-04 10:33  

러 유가 상한제 도입 앞두고 덩치 불어나는 '그림자 선단'

러 유가 상한제 도입 앞두고 덩치 불어나는 '그림자 선단'

FT "러, 100척 규모 비밀 그림자 선단 꾸려"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곧 도입되는 서방의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를 회피하기 위해 국제 해운업계에서 이른바 '그림자 선단'(shadow fleet)이 꾸려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림자 선단은 국제사회의 주류 정유사·보험업계와는 전혀 거래하지 않고, 오히려 국제 제재 대상국인 러시아, 이란, 베네수엘라 등과 거래하는 유조선들이다. 최근 그 규모가 증가하면서 해운업계가 '주류'와 '그림자 선단'으로 양분됐다고 WSJ는 전했다.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가 그림자 선단의 규모를 키우는 핵심 요인이다.

5일부터 가격 상한제가 시행되면 러시아산 원유는 배럴당 60달러 이하로 매입해야 한다. 이 기준을 시키지 않는 해운사는 미국·유럽 보험사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원유 운송을 해외 해운사에 의존해오던 러시아로서는 주류 해운사에 싼 가격에 원유를 판매하든가, 그렇지 않다면 그림자 선단의 힘을 빌려야 한다.

그림자 선단은 애초부터 서방과 거래하지 않았기 때문에 제재에 아랑곳하지 않고 러시아산 원유를 마음껏 운송할 수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런 이류로 러시아가 유조선 100척 규모의 그림자 선단을 구성했다고도 보도했다.

보험을 이용하지 않는 그림자 선단은 그나마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중고 유조선을 주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위험부담을 줄인다.

최근 중고 유조선의 거래 가격이 급등하는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특히 쇄빙 기능을 갖춰 겨울에 러시아 발트해 항구를 누빌 수 있는 중고 유조선이 최근 시장에서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

한 국제 조선업계 브로커는 WSJ에 "원래대로면 고철 처리장으로 갔어야 할 15년 된 중고 선박의 가격이 최근 6개월 만에 36% 상승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그리스의 한 유조선사는 22년 된 쇄빙기능 선박을 3천200만 달러(416억원)에 판매했는데, 1년 전만 해도 이 선박의 가치는 1천700만달러(221억원)에 불과했었다.

그림자 선단의 선박에 특별한 표식이 있는 것은 아니다. WSJ에 따르면 유조선마다 특징은 다양하다. 깃발을 바꿔 달거나 송신기를 끄는 경우도 있다. 선박명을 페인트로 덮어버리기도 하고 복잡한 지분구조 등으로 선박의 실소유주를 감추기도 한다.

그림자 선단 유조선은 당연히 효율성이 떨어진다. 노후 선박은 선박은 속도도 느리고 튀르키에 보스포러스 해협이나 이집트 수에즈운하 등 검문 지역에서 현지 당국에 의해 규정 위반 사항이 적발될 수도 있다.

WSJ는 러시아로선 원유 수출 실적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자금줄이 돼왔다면서 그림자 선단의 암약 여부가 러시아의 전쟁 수행능력에 결정적 영향력을 가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그림자 선단의 수송능력에 따라 국제 원유·가스 가격 추세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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