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중앙은행들, 내년 경기후퇴 언급…"물가 낮추려면 불가피"

입력 2022-12-05 12:03  

각국 중앙은행들, 내년 경기후퇴 언급…"물가 낮추려면 불가피"
전문가 63% "미국 내년 경기후퇴 전망"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전 세계적인 경기후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치솟는 물가에 대응해 금리 인상에 앞다퉈 나섰던 각국 중앙은행들이 경기후퇴 가능성을 직접 언급하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 속에 내년에 경기후퇴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선진국 중 가장 먼저 금리를 인상했던 뉴질랜드 중앙은행(RBNZ)은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경기후퇴를 일으키려고 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RBNZ는 지난해 10월 7년여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한 뒤 지난달까지 총 9번의 정례회의에서 계속 금리를 올려 기준금리가 4.25%에 다다랐다.
RBNZ는 지난달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면서 3분기 물가상승률이 7.2%로 3개월 전 수준에서 거의 내려오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내년 9월 기준금리가 5.5%로 고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회의에서 RBNZ가 금리를 1%포인트 인상할 것을 우려한 의원들이 에이드리언 오어 총재에게 중앙은행이 의도적으로 경기후퇴를 계획하는 것인지를 묻자 오어 총재는 "맞다"고 답했다.
그는 "우리는 의도적으로 경제 내의 총지출을 줄이려고 한다"며 "기대 인플레이션이 빨리 하락할수록 우리가 해야 할 일도 줄고 저성장 또는 마이너스 성장 기간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줄어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뉴질랜드의 기준금리가 5.5%까지 오르지는 않을 것이며, RBNZ가 소비자들에게 겁을 줘 지출을 줄이게 하기 위해 끔찍한 미래를 그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 관계자도 경기침체를 언급했다.
스와티 딩그라 BOE 통화정책위원은 영국 업저버와의 인터뷰에서 BOE의 기준금리 인상이 4.5% 아래에서 정점을 찍어야 한다면서 "시장은 이 수준의 금리가 영국 경제에 어떤 악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과소평가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BOE는 지난달 통화정책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해 3.0%까지 올렸다. 이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다.
딩그라 위원은 금리를 현재의 3%보다 더 높이는 것은 영국 경기침체를 심화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만약 통화 긴축이 지금과 같은 속도로 계속된다면 결국 경기침체를 연장하고 심화하게 될 것인지가 우리가 모두 우려해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미 내년 경기후퇴를 예상하는 의견이 우세하다.
지난 10월 WSJ이 66명의 경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 중 63%가 내년에 미국 경제가 경기후퇴에 빠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제 조사기관 컨센서스 이코노믹스는 내년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평균 0.2%로 예상했는데, 이는 1989년 이후 세 번째로 낮은 수치다.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4연속 0.75%포인트 인상한 미 연준의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는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된 후 처음으로 경기후퇴라는 단어가 포함됐다.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싱크탱크인 블랙록 인베스트먼트 인스티튜트의 앨릭스 브레이저 부소장은 "연준이 근원 물가 상승률을 목표인 2%까지 낮추려면 경기후퇴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dy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