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재용 회장 취임 후 첫 연말 인사…재계 인사 마무리

입력 2022-12-05 15:37   수정 2022-12-05 15:43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 취임 후 첫 연말 인사…재계 인사 마무리
삼성 이영희·LG 이정애 첫 여성 사장 배출…오너가 3∼4세 약진
'기술 인재' 발탁, 그룹 내 '재무통' 역할 강화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5일 이재용 회장 취임 후 첫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조만간 삼성전자의 부사장 이하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까지 이뤄지면 국내 4대 그룹의 연말 인사가 모두 마무리된다.
이번 재계의 연말 인사는 미래 준비와 안정 속 혁신으로 귀결된다.
4대 그룹 모두 최고경영진(CEO) 인사폭을 최소화한 가운데 삼성과 LG그룹은 나란히 오너가 출신이 아닌 첫 여성 사장을 배출했고, 성과를 기반으로 '기술 인재'와 재무통을 전진 배치하며 글로벌 복합 위기 대응에 나섰다.


◇ 삼성 사상 첫 여성 사장…기술 인재 발탁
삼성전자는 이날 사장 승진 7명, 위촉 업무 변경 2명 등 총 9명 규모의 2023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주력 산업인 반도체 시장 한파와 글로벌 경기 침체 등의 경영 환경을 고려해 한종희 DX부문장과 경계현 DS부문장의 '투톱' 체제는 유지, 경영 안정성을 꾀했다.
사장단 인사 규모는 예년 수준이었지만 인재와 기술을 중시하는 이 회장의 경영 철학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앞서 이 회장은 10월 25일 사장단 오찬 간담회에서 "창업 이래 가장 중시한 가치가 인재와 기술"이라며 "성별과 국적을 불문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인재를 모셔오고, 양성해야 한다.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이번 인사에서는 이영희 DX부문 글로벌마케팅센터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며 오너 일가를 제외하고 삼성 사상 첫 여성 사장이라는 기록을 썼다.
이날 사장 승진자 7명 중 최연소인 김우준(54) DX부문 네트워크사업부장(사장)은 이 회장이 중시하는 네트워크 사업 성장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발탁됐다.

이 회장은 5G 전담조직 구성, 연구개발 등을 진두지휘하며 차세대 통신 사업 육성을 주도해왔으며 "통신도 백신만큼 중요한 인프라로서, 통신과 백신 비슷하게 선제적으로 투자해야 아쉬울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며 6G 시대를 먼저 준비하고 있다.
반도체 핵심 기술 개발을 이끈 '기술 인재'들도 승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따라 조만간 있을 부사장 이하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에서도 이 같은 인재와 기술 중시 경영 철학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능력 있는 30∼40대 젊은 리더가 대거 발탁될 가능성이 크다.
작년에는 부사장·전무 직급을 통합해 부사장 이하 직급 체계를 부사장·상무 2단계로 단순화하고 30대 상무 4명, 40대 부사장 10명을 포함해 임원 198명을 승진 발령했다. 올해도 직급과 연차와 관계없이 성장 잠재력을 갖춘 인물을 다수 발탁할 것으로 보인다.


◇ 재계 인사 조기 마무리…'미래 대비' 나선다
삼성전자가 이날 사장단 인사를 단행하며 롯데를 제외한 국내 주요 그룹의 연말 인사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글로벌 복합 위기 속에 이뤄진 재계 연말 인사는 안정 속 혁신을 꾀하며 미래 먹거리 준비에 나설 태세를 갖춘다는 데 방점이 찍혔다.
한화그룹이 10월에 인사를 모두 마무리한 데 이어 CJ그룹과 현대차그룹도 예년보다 앞당겨 인사를 단행하며 선제 위기 대응에 나섰다.
삼성전자가 '한종희-경계현' 체제를 유지한 것을 비롯해 LG그룹, 현대차그룹, SK그룹 등 주요 그룹 모두 최고 경영진을 대부분 유임시키고 조직 변화를 최소화하며 안정을 꾀했다.
대신 글로벌 위기 속에서 그룹을 이끌어나갈 미래 사업에는 힘을 실었다. LG그룹의 경우 주력인 배터리 사업을 하는 LG에너지솔루션[373220]에서 작년(15명)의 2배에 달하는 29명의 승진자가 나왔다.
성과주의에 기반한 인사가 이뤄진 가운데 유동성 위기 등의 리스크에 대비할 그룹 내 '재무통'이 약진한 것도 특징이다.
LG화학[051910]의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최고위기관리책임자(CRO)인 차동석 사장과 현대차그룹의 재무·해외판매 기반 전략 기획 전문가인 이규복 현대글로비스[086280] 대표이사 내정자(부사장), 이성형 SK㈜ CFO(사장), 이태형 ㈜GS[078930] CFO(부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 오너가(家) 3∼4세 약진…女風 거세
30∼40대의 젊은 오너가 3∼4세의 약진도 눈에 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이 8월 부회장으로 승진해 그룹 핵심축인 방산과 친환경에너지를 총괄하는 가운데 삼남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무도 한화솔루션[009830] 갤러리아 부문 전략본부장을 맡아 내년 3월 인적 분할을 앞둔 갤러리아 경영 전반에 참여하게 됐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의 장남 이규호 사장과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097950] 식품성장추진실장도 미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중책을 맡았다.
GS그룹에서는 허명수 전 GS건설[006360] 부회장의 아들 허태홍 GS퓨처스 대표와 허진수 GS칼텍스 상임고문의 아들 허진홍 GS건설 투자개발사업그룹장이 신규 임원에 이름을 올렸다. 구본준 LX홀딩스[383800] 회장의 장남인 구형모 LX홀딩스 경영기획부문장도 이번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여풍(女風)도 거세다.
LG그룹이 지난달 24일 단행된 인사에서 차석용 부회장의 후임으로 그룹 공채 출신 첫 여성 CEO인 이정애 LG생활건강[051900] 사장을 발탁하면서 여풍의 신호탄을 쐈다. 이정애 사장은 LG그룹뿐 아니라 4대 그룹을 통틀어 오너가 출신이 아닌 여성 전문경영인으로는 처음으로 주요 계열사 사장급 대표에 올랐다.
광고 지주사인 지투알[035000] 박애리 부사장이 CEO에 선임되는 등 LG그룹의 여성 임원은 구광모 회장이 취임했던 2018년 29명에서 총 64명으로 늘어났다.
삼성전자도 이날 이영희 DX부문 글로벌마케팅실장(사장)을 발탁해 눈길을 끌었다.
이전까지 삼성 계열사 내 여성 사장은 이 회장의 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008770] 대표이사 사장이 유일했다.
그동안 삼성 첫 여성 사장 후보로 꾸준히 거론되던 이영희 사장은 로레알 출신의 마케팅 전문가로, 부사장을 단 지 10년 만에 사장 승진에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역량과 성과가 있는 여성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여성 인재들에게 성장 비전을 제시하고 과감히 도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삼성전자 최초의 여성 사장으로서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hanajj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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