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끝낸 삼성전자 15일 글로벌전략회의…복합위기 대응책 모색(종합2보)

입력 2022-12-09 18:45  

인사 끝낸 삼성전자 15일 글로벌전략회의…복합위기 대응책 모색(종합2보)
조직 개편·보직 인사 마무리…한종희 부회장, 종전처럼 생활가전사업부장 겸임
다른 그룹도 내년 경영 환경 점검…LG, 구광모 회장 주재 사장단 협의회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임기창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연말 인사를 마무리짓고 오는 15일부터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어 내년 사업 계획을 논의한다.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로 내년 경영 환경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글로벌 복합 위기 대응책을 찾는 데 주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 삼성전자, 조직 개편 마무리…한종희, 생활가전사업부장 겸임 유지
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조직 개편과 보직 인사를 마무리하고, 내년 사업계획 구상에 돌입했다.
올해는 큰 틀의 조직 개편 없이 안정 속 혁신을 꾀했다.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은 종전대로 영상디스플레이(VD)·생활가전(DA) 사업부장을 겸임하기로 했다.
지난 10월 돌연 사임한 이재승 전 사장의 후임을 새로 뽑지 않고, 한 부회장이 당분간 직접 생활가전사업부를 챙기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앞서 생활가전사업부는 사내 잡포스팅을 통해 일시금 2천만원 지급 등의 파격 조건을 내걸기도 했다.

노태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사장)은 디자인경영센터장을 겸직하기로 했다.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도 이날 화성에서 임원을 대상으로 조직 개편 설명회를 열었다.
남석우 사장이 맡게 된 DS부문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제조담당이 신설된 만큼 산하에 메모리·파운드리 제조 관련 조직을 꾸려 반도체 초격차 확보에 힘을 싣기로 했다.

◇ 15일부터 글로벌 전략회의…복합 위기 타개책 논의
인사가 마무리된 만큼 내년 준비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TV·가전 등을 담당하는 DX 부문은 오는 15일과 16일 이틀에 걸쳐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 예정이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 부문은 22일께 회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종희 DX부문장과 경계현 DS부문장(사장)이 각각 회의를 주관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글로벌 전략회의는 매년 6월과 12월 두 차례 국내외 임원급이 모여 사업 부문별 업황을 점검하고, 신성장 동력 방안과 사업계획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자리다.
통상 12월 회의는 연말 인사 이후 새 경영진과 임원뿐 아니라 해외 법인장까지 모두 귀국해 참석했으나 코로나 이후에는 온·오프라인을 병행해 진행됐다. 올해도 해외 법인장들은 현지에서 온라인으로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의에서는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고환율 등 복합 위기 타개책이 주로 논의될 전망이다.
아울러 사업 부문별·지역별로 현안을 공유하고 내년 사업 목표를 설정할 예정이다.
DX부문은 가전과 스마트폰, TV 등 주력 제품의 수요 둔화를 방어하고 재고 건전성을 확보하는 방안에 머리를 맞댈 것으로 보인다. 북미와 유럽 등을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 제품 강화 전략, 비용 절감 방안 등도 논의한다.
'반도체 한파'에 직면한 DS부문은 내년 글로벌 반도체 시황을 전망하고, 첨단 메모리 기술 개발에 따른 '초격차' 유지 전략, 3나노(1㎚는 10억분의 1m) 등 첨단 공정 수율(收率·생산품 대비 정상품 비율) 확보를 통한 파운드리 육성 전략 등을 점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부진으로 3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31.4% 감소하는 등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경험했다. 실적 버팀목이던 메모리 반도체가 부진했고, 코로나 특수가 사라지며 세트(완성품) 수요가 위축된 탓이다.
삼성전자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재고 자산은 57조3천198억원으로 작년 말(41조3천844억원)과 비교해 38.5% 늘었다. 반도체 재고는 26조3천652억원으로, 작년 말(16조4천551억원)보다 10조원가량 증가했다.
이에 따라 최근 사업부별로 경비 절감을 지시하는 등 사실상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 LG, 8일 사장단 협의회…재계, 내년 경영 계획 점검
다른 그룹들도 속속 연말 인사를 마무리하고 내년 경영 계획을 집중 점검하고 있다.

LG그룹은 8일 구광모 회장 주재로 사장단 협의회를 열었다.
통상 분기에 1번씩 여는 회의로, 이번에는 연말 인사로 신규 선임된 최고경영자(CEO)들까지 총 40여명이 모여 내년 거시경제 전망을 공유하고 재무리스크를 점검했다. 미래 전략 투자 방안과 인재 확보의 중요성 등도 강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10월에 일찌감치 연말 인사를 마친 한화그룹은 계열사별로 대표이사 중심으로 수차례 전략회의를 열고 내년 경영 계획을 점검하고 있다.
GS그룹은 지난달 말 업적보고회를 열어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현황과 전망, 대응 방향 등을 공유하고 계열사별로 내년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현대중공업그룹도 지난 5일부터 4일간 각사 임원과 해외 주재원 등이 모여 워크숍을 열고 경제 위기 대처 방안을 논의했다.
재계 관계자는 "내년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불필요한 경비를 줄이고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는 데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며 "다만 비상 상황에도 미래를 위해 계획한 투자는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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