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아프리카 부채탕감 노력 주도"…中 '부채외교' 우회비판(종합)

입력 2022-12-16 09:25   수정 2022-12-16 09:46

바이든 "아프리카 부채탕감 노력 주도"…中 '부채외교' 우회비판(종합)
이틀 연속 '아프리카 올인' 역설…72조원 투입·내년 순방 계획도 발표
블링컨도 "채무 지우고 부패 조장하는 프로젝트 안돼"…中 본격 견제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년만에 워싱턴DC에서 열린 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 전략적 경쟁자인 중국을 우회적으로 거듭 비판하면서 아프리카 국가와의 파트너십 강화를 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위해 아프리카에 대한 막대한 투자 방침을 직접 발표하고 국제 사회에서 아프리카의 활동 공간이 확대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공약하면서 미국이 중국보다 나은 파트너라는 점을 부각하는데 공을 들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미·아프리카 리더 서밋' 가운데 아프리카연합(AU)의 어젠다 2063 세션에 참석, "향후 3년간 미국 의회와 긴밀히 협력해 어젠다 2063을 지원하고 공통적 우선순위에 있는 문제를 진전시키기 위해 550억 달러(약 72조원)를 지원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는 "이는 아프리카 주민과 인프라, 농업, 보건 시스템, 안보 등에 투자하겠다는 미국의 포괄적인 약속"이라면서 "우리는 농촌 지역사회에서 도심, 사이버 및 우주 공간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협력을 증진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2013년에 첫 발표 돼 2015년에 공식 채택된 AU의 어젠다 2063은 50년간 경제 발전과 정치적 통합, 민주주의 증진, 안보 강화 등을 통해 아프리카 대륙을 국제적인 강대국 그룹으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우리는 미국 투자 외에도 아프리카 국가들이 지속 가능하고 포용적인 성장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면서 "저·중소득 국가들의 자금 조달을 위해 국제통화기금(IMF)에 210억 달러를 빌려줄 수 있는 권한을 미국 의회에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부채탕감을 제공하기 위해 글로벌 채권자들과 공평한 협약을 추구하는 노력을 주도할 것"이라면서 "그래야 국가들이 허리가 휘는(back-breaking) 채무 상황이 아니라 자국민을 우선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프리카 국가가 과도한 채무 상환 부담으로 자국 내 투자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이 발언은 중국의 이른바 '부채 함정 외교(debt-trap diplomacy)'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아프리카 등에서 차관 제공을 통해 인프라 사업을 하면서 해당 국가를 중국에 종속시키는 외교 정책을 구사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도 이날 아프리카 리더 서밋 성과를 종합적으로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국제적인 인프라 및 투역 거래가 너무 자주 불투명하며 강압적으로 진행된다"면서 "이런 거래는 환경을 파괴하고 노동자를 수입하거나 학대하는 한편 부패를 조장하고 해당 국가에 감당할 수 없는 채무를 지우는 프로젝트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다른 방식을 갖고 있다"면서 중국이 아프리카 대륙에서 진행하는 인프라 프로젝트 관행에 따른 문제점을 일일이 언급하면서 중국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아프리카 국가에 미중간 선택을 강요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이번 서밋은 오직 하나 아프리카에 대한 것이며 다른 나라에 대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만약 다른 국가가 (미국과) 똑같이 할 수 있다면 그것은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아프리카에 투자를 할 때 높은 기준에 따라 진행되길 희망한다"면서 "그 기준은 빚더미를 지우는 것이 아니고, 노동자를 학대하거나 다른 나라에서 노동자를 수입하는 것이 아니며 환경을 존중하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이날 회의에서 글로벌 도전과제 등이 논의되는 국제무대에서 아프리카 대륙을 위한 자리를 약속하면서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개혁 시 아프리카 대륙 국가 포함 ▲ AU의 주요 20개국(G20) 가입 지지 방침 등을 재확인했다.
그는 내년에 자신은 물론 부통령, 국무·국방·재무·상무부 장관 등이 아프리카를 방문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다만 구체적인 일정이나 대상 국가는 발표하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미국은 아프리카 대륙에 올인(all-in·다 걸기) 또 올인했다"고 말했다.
지난 13일부터 49개국 아프리카 정상과 AU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아프리카 리더 서밋은 이날 폐회했다. 이 회의는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이었던 2014년 처음 개최됐으며 이번이 두 번째다.
이번 회의는 막대한 인구와 자원, 유엔 등 국제무대에서의 투표권, 지정학적 측면에서의 안보적 가치 측면에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아프리카에 대해서도 미국이 외교를 강화하겠다는 의지에 따른 것으로 석된다.
한 마디로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 등을 내세워 확대하는 중국의 아프리카 영향력에 대한 차단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국이 민주주의와 인권 문제 등을 이유로 비판했던 적도 기니, 짐바브웨, 튀니지 등의 지도자들도 회의에 초청한 것은 잘못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민주주의에 대한 지지, 법에 의한 지배에 대한 존중, 인권에 대한 헌신과 책임 있는 정부 등은 우리 DNA의 일부"라면서 "미국은 아프리카 국가에 관여할 때 이런 가치와 함께 이끌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solec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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