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시카고, 경찰 무전 실시간 공개 중단 방침에 언론·여론 반발

입력 2022-12-17 05:29  

美시카고, 경찰 무전 실시간 공개 중단 방침에 언론·여론 반발
"경찰 보호·범죄자 접근 차단 목적" vs "시민 알권리에 위배"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미국 시카고 시가 공공에 실시간으로 공개해온 경찰 무전 내용을 제한하기로 방침을 정하자 언론과 여론이 반발하고 나섰다.
16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들에 따르면 시카고 시는 지금까지 신문·방송사는 물론 일반인들도 스마트폰 앱 등을 통해 합법적으로 실시간 접근이 가능했던 경찰 무전을 암호화한 후 30분 시차를 두고 특정 웹사이트에서만 확인 가능한 시스템으로 전환 중이다.
WGN방송은 "시카고 시 당국이 무선통신 암호화 기술을 활용, 일반이 경찰 무전 내용을 실시간 확인할 수 없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며 "이미 시카고 시내 절반 이상 지역에서 경찰 무전을 청취할 수 없으며 당국은 전지역의 경찰 무선 통신을 모두 암호화 채널로 옮겨 관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로리 라이트풋 시장은 "경찰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라면서 "경찰 무전이 암호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 바로바로 공개되면 범죄자들 역시 쉽게 접근해 이를 악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범죄자들이 경찰 무전을 듣고 범행 계획을 수정하거나, 최초 대응자들과 경찰 본부간 의사소통을 방해하고 경찰관들에게 허위 임무를 수행토록 하는 이들이 있다"면서 2020년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약탈과 폭동으로 번진 당시 경찰 무선 통신이 시위대에 장악된 일까지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카고 abc방송은 "경찰 무전 내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며 교통 정체부터 공공안전 위협 상황까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일들을 추적할 수 있었다"며 무전 내용 암호화 및 시간차 공개는 공공안전 및 정부 업무 모니터링 능력을 저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WGN방송은 "경찰 무전이 공개되기 전에 이를 편집할 권리를 시 당국이 갖는다"면서 "당국은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말하지만, 공개 전 많은 정보가 삭제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미디어 관련법 전문 스티브 맨델 변호사는 "시민은 경찰 활동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또 드폴대학 범죄학과 겸임 교수인 론다 드롱 경관은 "투명성과 책임에 관한 문제"라며 "차단에 앞서 시민들에게 공공안전 관련 정보를 실시간 제공할 수 있는 대안을 먼저 찾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일리노이 지부 측도 "지금까지 줄곧 일반에 공개돼온 정보를 은폐하려는 건 문제"라며 "암호 처리된 정보에 30분 뒤늦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범죄 현장에서 30분은 너무 긴 시간"이라고 말했다.
시카고 주류 언론사 9곳은 이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에게 재고를 요청하는 공개 편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앞서 샌프란시스코·덴버·켄터키주 루이빌을 포함한 일부 도시들이 경찰 무전 내용을 암호화해서 제공하고 있다고 WGN은 전했다. 단 라스베이거스는 정통 언론사들에 한해 암호화된 경찰 무전에 대한 실시간 접근권을 주고 있다.
chicagor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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