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연일 기행…괴짜 혁신가에서 비호감 경영주로

입력 2022-12-19 18:55  

머스크 연일 기행…괴짜 혁신가에서 비호감 경영주로
전기차·우주여행 선도→트위터 인수 후 무더기 해고·막말 폭탄
'대표 그만둘까' 찬반 투표…"재정난에 반전 꾀하나" 분석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전기차 업체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지난 10월 트위터를 인수한 뒤 연일 기행(奇行)을 벌이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테슬라와 우주기업 스페이스X를 경영하던 시절에도 '괴짜'로 유명했지만, 소셜미디어인 트위터를 인수해 운영하면서 그 정도가 더 심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머스크는 특히 최근 일주일간 하루가 멀다고 논란거리를 만들어냈으며, 급기야 회사 최고경영자로서 자신의 거취 문제까지 트위터상에서 투표에 부쳤다.
◇ "표현의 자유" 무색하게 이유 없이 계정 정지
머스크는 트위터에서 혐오 표현 등을 점검하고 조언하는 역할을 했던 진실·안전위원회를 지난주 해체한 데 이어 14일(현지시간)에는 자신의 전용기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해 보여주는 봇(자동 정보검색 프로그램) 계정을 정지시켰다.
이어 15일에는 이런 머스크의 행보에 비판적인 기사를 쓴 뉴욕타임스(NYT)·워싱턴포스트(WP)·CNN 등 소속 기자들의 계정을 무더기로 정지시켰다가 비판이 거세지자 17일 이들의 계정을 복구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자신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던 WP 소속 기자의 트위터 계정을 일방적으로 정지시켰다가 샐리 버즈비 WP 편집국장의 항의를 받고 계정을 복구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이와 관련해 비판 글을 올린 미 하원 정보위원장 애덤 시프 의원(민주·캘리포니아)에게 막말을 퍼붓기도 했다.
시프 의원이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상의 혐오와 편협함에 눈감기 위해 자신을 '표현의 자유' 절대 지지자로 부르지만, 기자들이 우호적이지 않은 기사를 쓸 때는 경고도 없이 계정을 막는다. 이것은 위선"이라고 지적하자, 머스크는 답글로 "고맙게도 당신은 곧 위원장직을 잃는다. 당신의 두뇌는 너무 작다"고 썼다. 다만 머스크는 이후 해당 글을 삭제했다.
유럽연합(EU)은 언론의 자유를 위협하는 머스크의 행보에 내년 시행 예정인 디지털서비스법(DSA)을 거론하며 경고했다.
베라 요우로바 EU 집행위원회 가치·투명성 담당 부위원장은 머스크의 조처를 '자의적 계정 중단'이라고 규정하고 "EU의 DSA는 언론 자유와 기본권을 존중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머스크의 트위터 계정을 태그해 "레드라인이 있다. 그리고 곧 제재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 트위터 정책 변화 예고…"물러나야 할까?" 투표까지
트위터는 18일 특정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무료 홍보를 허용하지 않겠다면서 다른 소셜미디어를 홍보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계정과 콘텐츠를 삭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 방침에 따르면 트위터에 자신의 인스타그램·페이스북 등 SNS 계정을 소개하거나 다른 SNS의 URL 링크를 거는 행위가 금지된다.
이 금지 대상에는 최근 대안 SNS로 떠오른 마스토돈, 트럼프 전 대통령의 SNS 트루스소셜, 탈중앙화 소셜네트워크 'Nostr', 신생 라이벌인 트라이벨(Tribel)과 포스트(Post) 등도 포함됐다. 하지만 중국의 바이트댄스가 운영하는 틱톡을 비롯해 일부 SNS는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자 'Nostr'를 지원해온 잭 도시 전 트위터 CEO가 "왜 그랬나", "말이 안 된다"는 트윗을 잇달아 올렸고, 머스크가 그간 주장해온 '표현의 자유' 원칙에도 위배된다는 비판이 빗발쳤다.
머스크는 19일에는 돌연 "내가 트위터 대표직(head)에서 물러나야 할까?"라고 찬반 투표를 시작하면서 "투표 결과에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투표 마감 2시간 정도를 앞둔 현재 1천550만여명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57.3%가 찬성표('물러나야 한다')를 던졌다. 반대표는 42.7%다.
그는 만약 투표 결과에 따라 대표직에서 물러난다면 언제가 될지 등 구체적인 내용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고, 한 트위터 사용자에게 보내는 답글에서 "후임자는 없다"고 일축하기도 했다.


◇ 트위터 경영난에 사면초가?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머스크가 자신의 거취를 묻는 투표를 벌이고 그 결과에 따르겠다고 선언했다면서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 격동의 시기를 보낸 끝에 마지막 반전"을 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 신문은 머스크가 트위터에서 벌이는 투표 결과가 그의 결정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WSJ은 머스크의 이런 행보가 트위터를 인수하며 떠안은 부채와 경영난 등 현재 직면한 여러 어려움과 무관치 않을 것으로 해석했다.
머스크는 트위터 경영과 관련해 "평생 모은 돈을 트위터에 투자해야 하고 트위터는 5월 이후 파산으로 가는 지름길에 놓여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10월 말 440억 달러(약 57조원)에 트위터를 인수한 뒤 재정난에 시달려 왔다. 트위터는 전체 매출의 90%를 광고에 의존하지만,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뒤 콘텐츠 관리 정책 변경 및 대규모 정리 해고 논란 등이 불거지자 여론을 의식한 주요 광고주들은 이 소셜미디어에서 광고를 중단했다.
아울러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할 때 차입매수(LBO) 방식을 활용함으로써 트위터에 상당한 규모의 고금리 대출도 떠안긴 것도 이 회사의 재정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부상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위터 부채는 기존 17억 달러(2조2천억 원)에서 130억 달러(17조 원)로 7배 이상 불어나 1년에 추가로 지급해야 하는 이자 규모가 12억 달러(1조5천억 원)에 육박한다.
min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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