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1조넘게 순매수한 서학개미, 주가 반토막에 '비명'

입력 2022-12-25 06:54  

테슬라 1조넘게 순매수한 서학개미, 주가 반토막에 '비명'
2위 종목의 2배 이상 사들여…"단순악재 아닌 근본위기, 투자 신중해야"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 주가가 연초 대비 70% 가까이 떨어진 가운데 주가 하락세가 본격화한 최근 3개월간 국내 투자자들은 이를 1조원 넘게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 9월 21일부터 이달 21일까지 3개월여 동안 국내 투자자들이 순매수한 종목 1위는 테슬라였다.
이 기간 이른바 '서학개미'로 불리는 국내 투자자들은 테슬라 주식을 약 10억7천754만달러어치 순매수했다. 가장 최근 서울 외환시장 원/달러 환율 종가(1,282.5원)를 적용하면 1조3천819억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국내 투자자들의 테슬라 순매수 결제액은 같은 기간 2위 종목인 '프로셰어스 울트라프로 QQQ' 상장지수펀드(ETF)의 4억1천992만달러(5천385억원) 대비 2배가 넘는다.
'TQQQ'라는 티커로 유명한 이 ETF는 나스닥100 지수 수익률의 3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종목이다.
국내 투자자들이 이처럼 테슬라를 집중적으로 순매수하는 동안 테슬라 주가는 본격적인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미국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지난 8월 270∼300달러에서 횡보하다가 9월 21일 장 중 313.8달러를 찍은 뒤 급격하게 무너지기 시작, 해당 기간 58.3% 하락해 '반 토막'이 났다.
특히 지난 22일(현지시간)에는 하루 동안 주가가 8.9%나 내리며 125.35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2020년 9월 이후 최저치다.
국내 투자자의 테슬라 주식 보관금액은 9월 21일 150억2천846만달러(19조2천740억원)에서 지난 21일 75억9천869만달러(9조7천453억원)로 49.4% 감소했다.
보관 금액은 시장 가격 등을 반영한 결과로, 이 기간 국내 투자자가 테슬라 주식을 순매수했음에도 보유 주식의 평가 가치는 절반으로 감소한 것이다.
다만 월 단위로 나눠 순매수 결제금액 추이를 보면 처음 1개월은 3억4천361만달러(4천415억원), 그다음 1개월은 4억6천546만달러(5천981억원), 마지막 1개월은 2억3천251만달러(2천988억원)로 집계돼 늘었다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테슬라 주가가 단기간에 급락한 원인은 복합적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 정책으로 성장주에 불리한 매크로(거시경제) 환경이 조성됐다.
전기차 수요가 둔화한 데다가 경쟁업체들이 테슬라를 바짝 추격하고 있어 '테슬라 독주 시대'는 끝났다는 평가가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임은영 삼성증권[016360] 모빌리티팀장은 최근 보고서에서 "가장 큰 리스크는 테슬라 팬덤이 식어가는 것"이라며 "미국 시장에서 테슬라 소비자는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비전과 문제 해결 방식에 열광하고 미완성 기술에 대해 열성적으로 피드백을 주면서 기술 개발에 동참해온 동반자"라고 짚었다.
그는 "자동차는 이동을 위해서만 사는 제품이 아니라 브랜드가 가진 비전과 가치를 통해 개인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수단"이라며 "통상 대기업 CEO와 다르게 머스크는 테슬라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이후에도 정치적 발언을 지속했고, 트위터 인수 이후 과격한 구조조정과 소통 방식 등으로 소비자에게 부정적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소비자 팬덤이 빠르게 식어서 되돌릴 수 없는 시기가 되기 전에 머스크는 다시 테슬라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 전문가들은 무조건적인 '저가 매수' 전략보다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테슬라는 내렸을 때 사면 반드시 성공한다'는 신앙 같은 것이 퍼져있다"면서 "현재 테슬라 급락은 단순 악재보다는 근본적인 원인에서 오는 것이 많기 때문에 마냥 낙폭 과대주로만 접근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nor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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