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핏빛 전운…세르비아, 군에 최고 수준 전투태세 발령

입력 2022-12-27 20:14  

또 핏빛 전운…세르비아, 군에 최고 수준 전투태세 발령
코소보 북부 세르비아계 주민들, 바리케이드 추가 설치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발칸반도의 '앙숙' 세르비아와 코소보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세르비아 정부가 26일(현지시간) 군의 전투 준비 태세를 최고 등급으로 격상시켰다고 AFP, AP,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밀로스 부세비치 세르비아 국방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대통령이 군에 최고 등급의 전투 준비 태세를 갖출 것을 명령했다"며 "코소보에 있는 세르비아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세비치 국방장관은 또한 알렉산다르 부치치 대통령이 특수부대 병력을 기존의 1천500명에서 5천 명으로 증원할 것을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성명은 부세비치 국방장관이 밀란 모실로비치 육군참모총장과 함께 전날 코소보와 접한 남부 국경도시 라스카를 시찰한 뒤에 나왔다. 라스카는 코소보와의 국경에서 약 10㎞ 떨어진 곳으로, 세르비아 육군 병력이 여기에 주둔하고 있다.
세르비아는 육군 최고 책임자인 모실로비치 육군참모총장을 국경지대에 파견한 데 이어 최고 등급의 전투 준비 태세에 돌입하며 코소보에 재차 군사적 위협을 가했다.
유럽연합(EU)과 미국의 중재로 봉합되는 듯했던 코소보 북부 지역의 민족 갈등은 이 지역의 전직 세르비아계 경찰관이 코소보 경찰에 체포된 것을 계기로 또다시 고조되고 있다.
해당 경찰관의 체포에 반발한 세르비아계 주민들은 지난 10일부터 코소보 북부 주요 도시인 미트로비차 등에서 주요 도로를 트럭 등으로 봉쇄하며 코소보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시위대가 주요 도로를 차단한 건, 코소보 경찰을 공격한 혐의로 체포된 세르비아계 전직 경찰관 데얀 판티치가 코소보 수도 프리슈티나로 이송되는 걸 막기 위해서다.
앞서 현지 세르비아계 경찰 600여 명과 시장, 공무원, 법관 등은 세르비아 정부에서 발급한 자동차 번호판 사용을 금지하려는 코소보 정부의 조처에 항의해 지난달 집단 사퇴한 바 있다.
자동차 번호판 논란은 EU와 미국의 중재로 타협이 이뤄졌으나 코소보 정부가 북부 지역에 경찰을 파견하면서 갈등이 또다시 초래됐다.
코소보 전체 180만 인구 중 알바니아계는 92%, 세르비아계는 6% 정도다. 세르비아계 주민 대다수는 코소보 북부 지역에 살고 있다.
세르비아인들이 실질적인 자치권을 행사하는 코소보 북부 지역에 알바니아계 경찰이 파견되자 세르비아계 주민들이 집단 반발한 것이다.
시위대와 코소보 경찰이 대치하며 곳곳에서 총성과 폭발음이 들린 데 이어 25일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코소보 평화유지단(KFOR) 순찰 차량 인근에도 총알이 날아들었다.
KFOR는 성명을 내고 자제를 호소했지만, 세르비아와 코소보 모두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코소보 정부는 성명을 통해 "코소보는 범죄 조직과는 대화할 수 없으며, 이동의 자유는 회복돼야 한다"며 "어떠한 도로도 봉쇄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26일에는 코소보 북부 미트로비차에서 세르비아계 주민들이 새로운 바리케이드를 치고 도로를 봉쇄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세르비아는 코소보가 세르비아계 주민들이 설치한 바리케이드를 강제 철거할 경우 유혈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며 세르비아계 주민 보호를 명분으로 군사적 압박에 나서고 있다.
세르비아의 영토였던 코소보는 1998∼1999년 분리 독립을 추진했다가 세르비아계의 인종 청소로 1만3천 명이 학살되는 아픔을 겪었다.
결국 2008년에 세르비아로부터 독립을 선언했으나 세르비아 헌법은 여전히 코소보를 자국 영토로 규정하고 있다.
chang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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