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왕자 "형한테 폭행당했다…개밥그릇 파편 박혀" 육탄전 폭로

입력 2023-01-05 16:06   수정 2023-01-05 16:12

해리왕자 "형한테 폭행당했다…개밥그릇 파편 박혀" 육탄전 폭로
英가디언 해리 자서전 입수…제목은 '예비용'이라는 뜻의 '스페어'
"2019년 런던 자택서 욕지거리하다 몸싸움" 주장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영국 찰스 3세 국왕의 차남인 서식스 공작 해리(38) 왕자가 다음 주에 발간될 자서전 '스페어'(Spare)에서 형인 윌리엄(40·현 왕세자)으로부터 2019년 폭행당한 사실을 폭로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4일(현지시간) 전했다.
가디언은 "출간 전 보안이 엄격한 가운데 책을 입수했다"며 자서전에 실린 이런 내용을 전했다.
자서전의 제목은 왕가와 귀족 집안의 차남을 가리키는 표현에서 따왔다. 장남은 지위와 권력과 재산을 이어받지만 차남은 "장남에게 일이 생길 경우에 대비한 스페어(예비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 폭행 사건은 2019년 해리 왕자가 런던 자택에서 윌리엄과 만나 말다툼을 벌이다가 발생했다.
윌리엄은 해리의 아내인 서식스 공작부인 메건 마클(41)이 "까다롭고", "무례하며", "사람들과 마찰을 일으킨다"고 말했으며, 해리는 형이 언론에 나오는 얘기만 따라하고 있다며 너무한다고 맞받아쳤다.
가디언이 전한 해리의 자서전 내용에 따르면 형제 모두 감정이 격해져 서로에게 고함을 질렀다.
동생 해리는 형 윌리엄에게 "후계자처럼 행동한다"며 "동생이 스페어 신세에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서로 모욕이 오간 후 윌리엄이 "도와주려는 거"라고 말했고, 해리는 "진심이야? 나를 도와주겠다고? 정말? 형은 이런 걸 그렇게 부르는 거야? 나를 도와주는 거라고?"라고 말했다.
그러자 윌리엄이 엄청나게 화를 내면서 욕지거리를 퍼부으며 해리에게 다가갔고, 해리는 겁이 나서 부엌으로 갔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윌리엄이 따라갔다.
해리는 윌리엄에게 물이 담긴 유리잔을 건네면서 "형이 이러면 내가 얘기를 할 수가 없잖아"라고 말했다.
해리는 "형은 물잔을 내려놓고 또 욕설을 한 후 내게 달려들었다. 모두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다. 정말 순식간이었다. 형은 내 옷깃을 잡고 목걸이를 잡아채고 나를 바닥에 쓰러뜨렸다. 내가 쓰러진 자리에 있던 개밥그릇이 내 등 아래에서 깨졌고 파편이 내 몸에 박혔다. 나는 정신이 멍해서 한동안 바닥에 누워 있다가 일어나서 형에게 나가라고 했다"고 자서전에 썼다.
해리는 윌리엄이 '어린 시절 싸웠을 때처럼, (내가 너를 때려서 네가) 맞았으니 (너도 나를) 때리라'고 했으나 그렇게 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윌리엄은 나가다가 돌아와서 "후회하는 표정으로 사과했다"고 해리는 전했다.
윌리엄은 다시 나가던 도중 뒤를 돌아보며 해리에게 "이번 일은 멕(해리의 부인인 메건 마클)에게 얘기하지 마"라고 말했다.

해리는 사건 직후에 메건에게 이 일을 얘기하지는 않았으나 심리치료사에게 전화는 했다고 설명했다.
나중에 메건이 해리의 등에 찰과상과 타박상이 있는 걸 봤고, 그 때 해리가 메건에게 당시 있었던 일을 얘기했다는 것이다.
메건은 얘기를 듣고 놀라거나 화내지는 않고 매우 서글퍼했다고 해리는 전했다.
서식스 공작 부부, 즉 해리와 메건은 영국 왕실을 떠났으며 2020년 4월부터 왕가 구성원에게 요구되는 공식 활동 의무는 수행하지 않고 있다. 이들은 캐나다로 이주했다가 미국 캘리포니아에 정착했다. 이들은 2021년 미국 최대 출판사 펭귄랜덤하우스와 이번 회고록 등 책 4권을 2천만달러(255억원)에 출간하는 계약을 맺었다.
서식스 공작 부부는 2021년 초에는 미국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와 첫 인터뷰를 하면서 왕실 내 인종차별 등을 폭로했다. 작년 12월에는 넷플릭스에서 6부작 다큐멘터리를 공개했다.
해리의 자서전은 10일 나올 예정이며, 이틀 전인 8일에는 영국 ITV와 미국 CBS에서 인터뷰가 방영될 예정이다.

limhwaso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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