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춘제 폭죽놀이 찬반 논란…관영지 "민중 관심에 응답해야"

입력 2023-01-06 17:25  

중국 춘제 폭죽놀이 찬반 논란…관영지 "민중 관심에 응답해야"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중국 최대 명절 춘제(春節·설)를 앞두고 명절 기간 폭죽을 터뜨리는 전통 풍습을 놓고 논란이 뜨겁다.
중국에서는 폭죽 터뜨리는 소리가 악귀와 액운을 퇴치한다는 속설이 있어 춘제 기간 폭죽놀이를 많이 하는데, 대기오염과 안전 문제 등을 위해 금지하는 지역이 적지 않다.
매년 춘제 때면 엄청난 양의 폭죽 때문에 도심 전체가 스모그에 휩싸이는 '춘제 스모그'라는 말이 있을 정도고, 화상을 입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수도 베이징에서는 2017년부터 5환(5環·베이징시 주변 지역의 원형 테두리 도로) 이내 도심에서는 폭죽을 터트리는 것을 금지하는 등 폭죽놀이를 허용하지 않는 지역이 늘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폭죽놀이를 일부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허용론의 핵심은 올해 춘제가 '위드 코로나' 전환 이후 처음 맞는 춘제인 만큼 3년간 코로나19의 그늘에서 억눌렸던 민중의 마음을 풀어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중국인들은 북송의 정치가이자 시인 왕안석의 시구 '폭죽 소리에 한 해가 지나가고, 봄바람 불어 도소주에 온기 스미네'(爆竹聲中一歲除,春風送暖入屠蘇)를 외우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폭죽놀이는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상징이다.
모든 것이 새롭게 바뀌는 날에 3년간의 스트레스를 날려 보내고 축복을 빌 수 있도록 폭죽놀이를 일부라도 허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반면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코로나19 감염자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폭죽놀이로 인한 대기오염이 환자들의 병세를 악화시킬 수 있고 혈액마저 부족해 다치면 제때 치료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또 과거에도 폭죽놀이로 인한 화재와 폭발 등 각종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은데다 소방관들도 대부분 감염됐거나 최근 회복됐다는 점을 고려할 때 불필요한 행정력 낭비를 불러올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폭죽놀이를 놓고 이례적으로 관영매체까지 일부 허용에 무게를 실으며 논란에 가세했다.
중국중앙TV(CCTV) 인터넷 매체인 양스(央視)망은 6일 '폭죽놀이 금지와 허용을 직시할 때'라는 제목의 논평을 실었다.
이 매체는 "폭죽놀이에 대한 여론이 뜨거워짐에 따라 이 문제는 각 지역의 해당 부서가 직시해야 할 공공의제가 됐다"며 "금지하든 일부 허용하든 해당 정부는 그 근거를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허용과 금지의 두 가지 선택지만 있는 게 아니고, 지방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다"며 "전면금지, 특정 시간 허용, 특정 지역 허용 등 관리 방법도 다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춘제는 중국 민족문화의 전형이고 폭죽놀이는 이 전형의 특징으로, 문명과 안전을 이유로 금지하는 것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며 "금지와 허용은 지방 관리 능력에 대한 작은 시험이자 민중의 관심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이며 민족 문화를 어떻게 고양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의제"라고 강조했다.
지난 3일 허난성 저우커우에서는 경찰이 폭죽놀이를 하던 주민을 체포하려 하자 다른 주민들이 저지에 나서며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고 경찰차를 부수는 사건도 있었다.

jkh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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