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용기 피격·건물폭파…전쟁 같은 멕시코 마약왕 아들 체포작전(종합)

입력 2023-01-07 06:56  

군용기 피격·건물폭파…전쟁 같은 멕시코 마약왕 아들 체포작전(종합)
중화기 무장 갱단에 軍, 블랙호크 헬기로 맞대응…"군인 등 29명 사망"
오비디오 구스만, 최고 보안 교도소 수감…법원, 즉각적인 범죄인 인도 금지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멕시코 마약왕 '엘 차포'의 아들이자 중독성 높은 마약 '펜타닐' 유통·밀매 마약조직 실권자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최소 29명이 숨진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루이스 크레센시오 산도발 멕시코 국방장관은 6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대통령궁에서 열린 정례 기자회견에서 "불행하게도, 오비디오 구스만 체포 작전 수행 중 국가방위대원 및 군인 10명과 범죄 혐의자 19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군·경 부상자 수는 최소 35명으로 집계됐다.
산도발 장관은 "갱단과의 충돌로 인한 민간인 사상자는 지금까지 보고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전날 멕시코 국가방위대와 군은 6개월간의 첩보 수집 끝에 북부 시날로아주의 주도인 쿨리아칸 외곽 헤수스 마리아에서 악명 높은 마약범죄 조직 시날로아 카르텔을 실질적으로 이끄는 오비디오 구스만을 붙잡아 검찰에 넘겼다.



이 과정에 시날로아 카르텔은 공권력에 대항해 시내에서 총격을 퍼붓는 등 격하게 저항했다. 차량 250대가 불에 타거나 도난 당했고, 상점 4곳이 약탈 피해를 봤다.
카르텔 조직원들은 오비디오 구스만 압송을 막기 위해 공항 일부 건물을 폭파하기도 했다.
주요 도로는 카르텔 단원을 비롯한 무장 괴한들에 의해 폐쇄되거나 차단됐고, 쿨리아칸 공항에 있던 멕시코시티행 아에로멕시코 항공기도 이륙을 위해 활주로를 달리다 총탄에 맞아 급히 멈춰 섰다.
산도발 장관은 "카르텔 괴한들이 50구경 기관총으로 군대에 무차별 발포했는데, 비행 중인 군용기까지 피해를 봐 급히 인근 공항에 착륙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군은 무장화기를 실은 25대 넘는 카르텔 차량에 맞대응하기 위해 블랙호크 헬기를 띄우는 등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작전을 펼쳤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자신의 의무를 다하려다 많은 이가 순직하는 등 인명 손실이 발생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국가방위대와 군은 무고한 희생자가 없도록 책임감 있게 행동했다"고 강조했다.
멕시코 당국은 현재 시날로아주 곳곳에 8천명 넘는 국가방위대와 육·해·공군 병력을 투입해 쿨리아칸, 로스미초스, 에스키나파 등지에서 치안 활동을지원하고 있다. 헬기와 무인비행장치(드론)를 활용한 상공 순찰도 병행하고 있다.
루벤 로차 시날로아 주지사는 현지 기자회견에서 "현재는 평온을 어느 정도 회복한 상태"라며 긴장이 고조됐던 전날과 달리 주민들이 생필품 구매를 위해 외출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일상생활은 가능하다고 밝혔다.
'생쥐'라는 별명을 가진 오비디오 구스만은 종신형을 받고 미국에서 수감 생활 중인 마약왕 호아킨 '엘 차포' 구스만의 아들로, 강력한 마약 밀매 조직인 시날로아 카르텔을 부친 대신 다른 형제와 함께 이끌어왔다.
특히 시날로아 카르텔은 미국에서 연간 10만 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펜타닐의 주요 공급처 중 한 곳이어서, 미국 정부에서도 요주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다음 주로 예정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멕시코 방문과 이번 체포와의 연관성은 없다고 강조하며 "이번 조처에 미국 기관의 개입은 없었다"고 부연했다.
체포 직후 군 항공기를 통해 멕시코시티로 압송된 오비디오 구스만은 멕시코주 알모라야데후아레스에 있는 멕시코 최고 수준 보안 시설, 알티플라노 교도소에 수감됐다.
한편, 멕시코 법원은 오비디오 구스만 변호인 측에서 제기한 즉각적인 범죄인 인도나 추방 명령 금지 '암파로' 신청을 받아들였다.
암파로는 멕시코 등 일부 중남미 국가에 있는 헌법적 권리로, 개인 신병 처분에 대한 법적 구제 장치 중 하나다. 이는 혐의 여부와는 별개의 판단 사안이다.
이에 따라 미국으로의 즉각적인 범죄인 인도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앞서 전날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교부 장관은 "2019년부터 미국으로부터 (오비디오 구스만에 대한) 인도 요청이 있던 것은 맞다"라면서도 "절차를 밟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walde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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