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정권 사법개혁에 "민주주의 파괴" 이스라엘인 수만명 거리로

입력 2023-01-15 09:51  

극우정권 사법개혁에 "민주주의 파괴" 이스라엘인 수만명 거리로
새 정부 집권 이래 최대 인파, 텔아비브 등지서 우중 시위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이스라엘 극우정권이 추진중인 사법개혁안에 저항하는 대규모 시위가 주요 도시 3곳에서 14일(현지시간) 열렸다고 주요 글로벌 통신사들이 전했다.
경찰 취재원을 인용한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텔아비브의 하비마 광장에 8만명 이상이 모였으며, 예루살렘과 하이파에서도 수천명이 시위에 참여했다.
이에 앞서 경찰은 2만명이 모였다고 발표한 후 공식 추정치는 내놓지 않았다.
시위는 추운 날씨에 비가 내리는 가운데 열렸다. AFP는 이번 시위가 작년 12월 새 정부 집권 이래 최대 규모라고 지적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시위 참가자들은 이스라엘 국기와 함께 '범죄 정부', '민주주의의 종말' 등 구호를 적은 플래카드를 들고 나왔다.
시위에 참여한 시민 아사프 스타인버그는 AP에 "그들(현 극우 집권세력)은 이스라엘 민주주의의 견제와 균형을 파괴하려고 시도하고 있다"며 "이스라엘 민주주의를 구하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츠하크 헤르초그 대통령이 극단 대립을 계속하는 정치인들에게 "온도를 낮추라"고 호소한 후 열린 이번 시위에서 주최측은 국민 통합의 분위기를 조성하려 했다고 로이터는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중도파인 베니 간츠 의원은 "한 손에 이스라엘 국기를, 다른 손에 우산을 들고 이스라엘 국가의 민주주의와 법치를 지키기 위해 나오라"고 호소했다. 그는 직전 정권에서 부총리 겸 국방장관을 지냈다.
그는 다른 야당 정치인들과 마찬가지로 시위에 참여하긴 했으나 시위 군중 전체를 상대로 한 연설은 하지 않았다.
그는 트윗으로 "(네타냐후 정권이 이스라엘) 독립선언서의 가장 기본적 가치를 위반하고 있다"며 이번 사법개혁안 추진을 '쿠데타 시도'라고 불렀다.
한 시위 참가자는 네타냐후가 "법적 쿠데타"를 저질렀다고 말했다.
AP에 따르면 이번 시위에서 심각한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으나, 텔아비브에서 도로를 점거하려고 하던 일부 군중이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 로이터에 따르면 소셜 미디어에 팔레스타인 국기를 든 시위 참가자 몇 명의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시위가 열리기 전에 이스라엘 보안부 장관은 시위대가 도로를 막거나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 경우 강경하게 대처하라고 경찰에 지시했다.
현 연립정부를 이끄는 네타나후 총리가 속한 리쿠드당의 중진 의원인 미키 조하르는 트윗으로 "오늘 밤 시위에는 수만명이 나왔다. 두 달 반 전에 열린 선거에는 수백만명이 나왔다"며 '사법개혁안'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새 연립정부에는 초정통파 유대교 근본주의자들과 유대 민족주의자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와 야리브 레빈 법무장관은 대법원의 권한을 억제해 정부의 3권 분립에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사법개혁안을 추진 중이다.
이에 대해 사법의 독립성을 무력화하고 부패를 조장하며 소수파의 권리를 박탈하려는 시도이자 이스라엘 법원의 신뢰성을 훼손할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의 사법개혁안을 반대하는 이들 중에는 현직 대법원장과 검찰총장도 포함돼 있다.
이번 사법개혁안 추진이 네타냐후 총리가 뇌물수수와 사기 등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점과 관련이 있다는 견해도 제기됐지만, 현 정부 측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이번 사법개혁안에 대한 이스라엘 내 여론조사 결과는 크게 엇갈리고 있다.
지난 주 채널13 TV는 이 안에 53%가 반대하고 35%가 찬성한다고 전했으나, 채널14 TV는 지난 12일 61%가 찬성하고 35%가 반대한다고 보도했다.
limhwaso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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