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신다 마니아' 낳았던 뉴질랜드 총리, 큰 획 긋고 정계은퇴

입력 2023-01-19 13:40  

'저신다 마니아' 낳았던 뉴질랜드 총리, 큰 획 긋고 정계은퇴
37세에 최연소 총리에 올라…과감한 결단력에 재선도 성공
코로나 봉쇄 장기화·고물가에 지지율 하락…최근엔 욕설 논란도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전격적으로 사의를 밝힌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약 5년 3개월간 뉴질랜드 총리를 지내며 최연소 총리, 재직 중 출산 등 숱한 화제를 낳았다.
아던 총리는 19일(현지시간) 뉴질랜드 북섬 항구도시 네이피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사임을 발표해 총리에 오를 때만큼이나 국민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는 2017년 총선을 앞두고 야당인 노동당 대표에 올랐으며 10월 치러진 총선에서 노동당은 전체 120석 중 46석을 얻었다.
당시 노동당은 56석을 얻은 여당 국민당에 뒤졌지만, 아던 총리는 다른 당들과 연정 협상을 이끌며 과반 의석을 확보, 37세의 나이에 총리에 올랐다. 뉴질랜드 역사상 최연소 총리이자 3번째 여성 총리였다.
그는 총리에 오른 뒤 2018년 6월 동거하던 연인 클라크 게이포드와 딸 '니브 테이 아로하'를 낳고 6주간 출산휴가를 다녀왔으며, 모유 수유를 이유로 3개월 된 딸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에 참석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2019년 3월 발생한 크라이스트처치 이슬람 사원 총격 테러 사건 때는 세심하면서도 강력한 대처로 찬사를 받았다. 51명이 사망한 뉴질랜드 최악의 테러가 발생하자 그는 히잡을 쓴 채 무슬림 유족들을 위로하는 한편 강력한 총기 단속을 시행하고 총기 규제를 도입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자 초기에 국경을 봉쇄하고 전국에 이동제한령을 내리는 과감한 결단으로 국제 사회에서 모범 사례로 꼽혔다.
이처럼 그는 주요 사건이 벌어지면 즉각 현장을 찾고, 과감한 결정을 내리면서 큰 지지를 얻었다.
2018년 타임이 선정한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올랐으며 패션 잡지 보그에서는 그를 특집으로 다루기도 했다. 젊은 층과 여성, 진보 진영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저신다 마니아' 현상을 낳기도 했다.
이 덕분에 2020년 총선에서 64석을 얻으며 압승해 재집권에 성공했다.

하지만 그의 과감함과 강직함은 결국 그의 발목을 잡았다. 장기간에 걸친 고강도 팬데믹 봉쇄에 사람들은 지쳤고, 고물가에 서민들의 생활도 어려워지자 인기는 급강하했다.
지난달에는 국회에서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야당 대표를 향해 혼잣말로 '거만한 멍청이'(an arrogant prick)라고 말했다가 마이크를 타고 흘러나오면서 곤욕을 치렀다.
특히 그는 코로나19 기간 "강해집시다, 친절합시다"라는 표어를 내걸었지만, 그의 욕설이 퍼지면서 언행이 불일치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노동당 지지율은 지난해 1월 제1야당인 중도우파 성향 국가당에 역전당한 뒤 계속해서 뒤처져 있으며 아던 총리 역시 차기 지도자 선호도에서 30% 아래로 떨어지는 등 신임을 잃은 상태다.
그러나 아던 총리는 이날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나는 우리가 다음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떠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말 학교에 입학할 딸 니브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낼 것이라며 현장에 있던 약혼자 게이포드에게 "드디어, 우리도 결혼식을 올리자"라고 말하기도 했다.

laecor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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