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눈치보기' 논란 하버드, 연구원 초빙 취소결정 번복

입력 2023-01-20 10:13  

'이스라엘 눈치보기' 논란 하버드, 연구원 초빙 취소결정 번복
'유대인 난민 후손' 로스 前 HRW 사무총장, 2월부터 케네디스쿨 초빙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미국 하버드대가 저명한 인권운동가를 방문연구원으로 초빙해 놓고는 '이스라엘 눈치 보기'를 하느라 내정을 취소했다는 거센 비판에 맞닥뜨리자 결정을 번복하고 재초빙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더글러스 엘먼도프 하버드 케네디스쿨(행정대학원) 원장은 19일(현지시간) 케네스 로스 전(前) 휴먼라이츠워치(HRW) 사무총장을 이 학교의 카 인권정책센터에 방문연구원으로 초빙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로스 전 사무총장은 나치 독일의 박해를 피해 미국으로 이주한 유대인 난민의 아들이다.
엘먼도프 원장은 작년 7월 로스의 방문연구원 내정을 취소한 자신의 결정이 "그릇된 것"이었다며 이를 번복했다.
그는 당시 결정이 학교 기부자들에 의해 영향을 받았거나 케네디스쿨에서의 토론을 제한하려던 것은 아니었다며 "그(로스)가 학교에 잠재적으로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지에 대한 나의 평가"에 따라 내렸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엘먼도프 원장은 그러면서 당시 결정으로 "본의 아니게" 논란이 일어난 데 대해 유감을 표했다.
로스 전 사무총장은 내정 취소 번복 결정에 대해 트윗으로 환영의 뜻을 밝혔다.
다만 엘먼도프 원장이 앞서 내정 취소 결정의 배경으로 들었던 "중요한 사람들"(people who matter)이 누구인지 밝히지 않았다며 "완전한 투명성"을 촉구했다.
로스 전 사무총장은 "나는 30년간 HRW를 이끌어 왔기 때문에 엘먼도프 원장의 (내정 취소) 결정에 대해 강한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었지만, 다른 이들은 어떤가? 이스라엘을 비판한다고 해서 불이익을 받는 문제는 나에게 한정된 것이 아니다"라며 유명하지 않은 이들에게도 학문의 자유를 보장할 방법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올 2월부터 하버드에서 방문연구원 생활을 시작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버드대의 이번 번복 결정에 대해 인권단체들과 문필가단체들도 일제히 환영을 표했다.
문필가 단체 '펜 아메리카'에서 표현의 자유와 교육 이슈를 담당하는 조너선 프리드먼 국장은 "기관들이 언론과 표현의 자유와 학문의 자유룰 침해한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고 바로잡을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버드대 학생단체 '팔레스타인 연대 위원회'는 "대학 측이 이스라엘에 대한 정당한 비판을 계속 침묵시키려고 한다면 하버드대 학생들과 교수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관련 보도를 추적하는 친(親) 이스라엘 단체 'NGO 모니터'는 "하버드 케네디 행정대학원 원장의 번복 결정에 실망했다"며 로스가 HRW를 30년간 이끌면서 이스라엘을 표적으로 골라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로스의 하버드대 연구원직 내정 취소의 사연은 지난 5일 미국 시사 잡지 '더네이션'의 단독 보도로 처음 알려졌다.
지난해 4월에 로스는 HRW 사무총장직을 그해 8월 말에 그만두겠다고 예고했다
퇴직 일정을 밝힌 직후 로스는 케네디스쿨 인권정책센터장으로부터 방문연구원으로 와달라는 제의를 받고 초빙을 수락했다. 로스는 1년간 방문연구원으로 지내면서 책을 집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엘먼도프 원장은 그해 7월 결재 과정에서 "로스와 HRW가 반(反)이스라엘 편견을 갖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로스의 방문연구원직 내정을 취소했다.
limhwaso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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