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루트 대폭발 조사 재개…전직 총리·검찰총장 등 기소

입력 2023-01-25 17:51  

베이루트 대폭발 조사 재개…전직 총리·검찰총장 등 기소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정치권과 고위 공직자들의 반발 속에 중단됐던 2020년 베이루트 대폭발 참사의 진상조사가 재개됐다.
조사 책임자인 판사는 전직 총리에 이어 현직 검찰총장 등을 추가로 기소하는 등 책임자 처벌에 대한 의욕을 보이고 있지만, 조사 재개 허용 여부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베이루트 대폭발 참사의 진상조사 책임자인 타렉 비타르 판사는 전날 직권으로 중단됐던 조사를 재개했다.
통신이 확인한 소환장에 따르면 비타르 판사는 하산 디아브 전직 총리와 누하드 만치누크 전직 내무부장관, 가지 지이테르 전 공공사업부 장관 등을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또 법원 소식통에 따르면 비타르 판사는 현직 검찰총장인 가산 오웨이닷, 국내 정보기관 국장을 맡은 압바스 이브라힘 소장, 전직 군사령관 장 카화지 등 전·현직 안보 및 사법부 관리들도 기소자 명단에 올렸다.
이들에게 적용된 혐의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소식통에 따르면 오웨이닷 검찰총장은 항구에서 폭발한 대규모 질산암모늄과 관련 책임을 방기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항구에서는 지난 2020년 8월 4일 대규모 폭발이 있었다. 당시 폭발은 역사상 가장 강력한 비핵폭발로 기록됐다.
폭발의 충격으로 214명이 숨지고 6천여 명이 부상했으며, 항구 일대는 쑥대밭이 됐다.

당국은 항구의 물류창고에 6년 동안 보관해둔 질산암모늄 약 2천750t이 폭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국은 폭발한 질산암모늄이 어떤 경로로 유입돼 6년 동안 방치되어 있었는지를 밝히고, 책임자를 찾아내 처벌하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조사는 2년 넘게 진전을 보지 못했다.
책임을 회피하려는 정치 지도자와 고위 관리들은 판사가 사건을 정치화한다거나 의원들의 면책 특권을 외면한다는 트집을 잡아 재판부 기피 신청을 하는 등 조사를 방해했다.
이 때문에 재판부가 한 차례 교체되고, 현재 조사 책임자인 비타르 판사도 2021년 12월 이후 조사를 중단해야 했다.
또 조사 중단을 촉구하는 여러 건의 청원을 심리하던 대법원 판사가 퇴임하면서, 조사 중단이 장기화했다.
이번에도 오웨이닷 검찰총장은 조사 재개 허용에 대한 대법원의 공식 결정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조사를 재개할 수 없다는 공문을 비타르 판사에게 발송했다.
이에 따라 비타르 판사의 결정들이 실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분석가들의 관측이다.
meol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