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극한 한파' 외신도 조명…"기후변화 따른 '뉴노멀'"

입력 2023-01-26 10:45  

동아시아 '극한 한파' 외신도 조명…"기후변화 따른 '뉴노멀'"
북극 얼음 녹아 차갑고 습한 공기 하강…"극단적 날씨 더 심해질 것"
韓·中·日 등 기록적 추위·폭설…아프간서는 124명 사망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설 연휴 전후 동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몰아닥친 기록적 한파와 폭설로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외신들은 기후변화를 그 원인으로 지목하고 이러한 극단적 기상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26일 미국 CNN 방송과 영국 일간지 가디언, BBC방송 등은 최근 동아시아 지역을 휩쓴 '살인적 한파'가 기후변화의 결과라고 주목하며 한국과 북한, 일본, 중국 등의 현황을 상세히 보도했다.
CNN은 한국에서는 서울의 기온이 영하 15도 안팎까지 내려가고 일부 도시에서는 역대 최저기온을 기록했으며, 제주도 항공편과 여객선 결항이 잇따랐다고 전했다.
BBC는 북한에서도 북부지역의 기온이 영하 30도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당국이 추위경보를 발령했다면서, 양강도와 함경 남·북도 등 가장 빈곤한 최북단 지역의 피해가 클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또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을 인용해 이들 지역에서는 이미 지난달 말부터 혹한 속에 상당수 주민이 실종됐고, 이들 가운데 다수가 동사하거나 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가디언도 '살인적 한파가 아시아를 휩쓸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일본에서 기록적 한파와 폭설로 1명이 사망하고 항공편 무더기 결항과 열차 운행 정지 등 피해가 잇따랐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중국에서도 헤이룽장성 모허의 기온이 지난 22일 영하 53도로 중국 역대 최저기온을 기록하는 등 대부분 지역에서 한파가 이어졌으며,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최근 2주일 동안 한파 영향으로 최소 124명이 사망하고 가축 7천 마리가 폐사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극단적 추위를 '뉴노멀(새로운 표준)'로 보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한국 기상청 관계자는 CNN에 "북극의 찬 공기가 러시아와 중국을 거쳐 한반도에 직접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기후변화가 장기적 관점에서 연구되고 있으나 "혹한·혹서 등 극단적 기상은 기후변화의 한 신호로 볼 수 있다"고도 말했다.
CNN은 기후변화로 북극해의 얼음이 녹아내린 탓에 올겨울 한반도에 눈이 더 내릴 것이라는 예상욱 한양대 해양융합공학과 교수의 분석과 전망도 소개했다.
예 교수는 "올해 (북극해의 얼음이) 기록적으로 많이 녹았다. 얼음이 녹아 바닷물이 드러나면 더 많은 수증기가 공기로 들어가면서 북반구에 눈이 더 오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기후변화 외에) 다른 이유가 없다. 기후변화는 확실히 심해지고 있으며 이러한 종류의 한파 현상이 더 심각해질 것이라는 데에 세계 기상학자들의 의견이 일치한다"고 덧붙였다.
케빈 트렌버스 미국 국립대기연구센터(NCAR) 선임 연구원도 이 방송에 "극단적 날씨는 이제 새로운 표준이 됐다. 이러한 현상은 갈수록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inishmor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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