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 논란 '신한촌 기념탑' 러 당국이 직접 관리할 길 열려

입력 2023-01-30 15:56  

방치 논란 '신한촌 기념탑' 러 당국이 직접 관리할 길 열려
한국총영사관 요청에 블라디보스토크시 긍정적 반응
정식 공문 접수 후 시 재산으로 귀속하는 절차 밟을 예정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최수호 특파원 = 러시아 극동에서 전개된 항일 독립운동을 기리기 위해 세운 '신한촌 기념탑' 관리를 현지 당국에 직접 맡길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신한촌 기념탑은 연해주에 있는 대표 항일 유적이지만 그간 소유 주체가 불명확했던 탓에 관리 부실·방치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한국총영사관과 블라디보스토크시는 30일 기념탑 관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실무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한국총영사관 측은 블라디보스토크시에 "체계적인 기념탑 관리를 위해 시가 소유권을 갖고 관리도 맡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했고, 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 따라 한국총영사관은 기념탑 건립 주체인 사단법인 해외한민족연구소와 현재 임시로 시설을 관리하는 현지 고려인의 동의를 얻어 블라디보스토크시에 시설 관리를 요청하는 공문을 정식으로 보낼 방침이다.
시는 공문 접수 후 러시아 연방정부와 관계기관 등을 상대로 기념탑 소유권을 다시 확인한 뒤 주인이 없는 것으로 최종 확인되면 시 재산으로 귀속하는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블라디보스토크시가 기념탑 소유권을 정식으로 갖는 절차를 마무리하기까지는 1년여 정도가 걸릴 전망이다.
블라디보스토크 하바롭스카야 거리에 있는 신한촌 기념탑은 1999년 해외한민족연구소가 후원금 3억여 원을 들여 마련했다.
관리는 시설 건립 초기과정부터 도움을 줬던 블라디보스토크 한 고려인단체 회장이 임의로 맡아왔다. 2019년 그가 별세한 뒤로는 부인이 관리를 대신하고 있다.
하지만 불명확한 소유 주체 문제로 기념탑이 제대로 보존되지 않고, 관리인이 자물쇠를 채운 출입문을 열어주지 않으면 시설 출입도 불가능하다는 등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2016년 국내 한 단체는 신한촌 기념탑 정비에 나섰다가 불투명한 시설 소유·관리 문제로 사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한국총영사관은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현지 당국과 논의를 벌여왔으며, 이 과정에서 기념탑이 건립된 지 20여 년이 넘도록 아직 당국에 정식으로 등록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블라디보스토크시는 이날 회의에서도 기념탑이 건립 당시 당국 허가를 받았는지 등에 대한 법적 문서들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현재 기념탑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은 건립 주체와 시설 터가 국유지라는 것이 전부다.
한국총영사관 고문희 부총영사는 "한·러 모두에 역사적 의미가 깊은 신한촌 기념탑 관리를 양성화해 양국 국민들이 더 많이 찾는 유적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신한촌은 1911년 블라디보스토크시 외곽 야산에 조성된 한인 집단거주지로 이동휘, 이상설, 홍범도 등 빼앗긴 국권을 되찾으려는 우국지사들이 집결하면서 항일 독립운동의 요람이 됐다.
현재 이곳에는 아파트와 상가 등이 들어서 예전 모습은 찾아볼 수 없으며, 기념탑만이 이곳이 옛 신한촌이었음을 알려주고 있다.
su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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