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제조사, 비영리단체 계약 취소 요청 거부…"선금 포기하라"

입력 2023-02-02 01:15  

백신 제조사, 비영리단체 계약 취소 요청 거부…"선금 포기하라"
GAVI, 일단 8천500억원 포기…J&J는 선금 외 잔금도 요구
백신 제조사, 미국 정부에 대해선 비용청구 없이 계약 변경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수요가 급감하면서 개발도상국에 백신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가 거액의 손실을 보게 됐다.
뉴욕타임스(NYT)는 1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백신 공동 구매·배분 국제 프로젝트 코백스의 재정을 담당하는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이 천문학적인 선금의 반환 문제로 제약사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일부 제약사는 선금 외에 추가 비용까지 요구하고 있어 GAVI의 손실은 더욱 늘어날 가능성도 큰 상황이다.
GAVI는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 부부가 설립한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의 지원을 받아 지난 2021년부터 개발도상국에 지원할 백신을 구입해 코백스에 기부했다.
최근 백신 수요가 급감하면서 코백스도 사업을 축소하고 있지만 GAVI와 제약사들과의 기존 계약이 문제가 됐다.
백신 주문을 취소하더라도 선금은 물론이고 잔금까지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일단 모더나와 인도의 백신 제조사 세럼인스티튜트(SII)는 GAVI와 계약 변경에 합의했다.
모더나는 2억 회 분량을, SII는 1억4천500만 회 분량의 백신 주문을 각각 취소하는 데 동의해줬다. GAVI는 두 회사에 지급한 7억 달러(약 8천500억 원)의 선금을 포기하는 대신, 잔금 지급 의무에서 벗어났다.
GAVI는 또 다른 백신 제조업체 노바백스와도 협상 중이다.
현재 노바백스는 7억 달러의 선금 반환을 거부하면서 새로운 계약을 맺자고 요구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일회용 얀센 백신 제조사인 존슨앤드존슨(J&J)이다.
J&J은 GAVI가 계약대로 1억5천만 회 분량의 백신을 구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J&J와 GAVI의 계약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NYT에 따르면 J&J은 지난해 중순 무렵 "코백스 용으로 백신을 더 제조할 필요가 없다"는 GAVI의 통보를 무시하고 백신을 제조했다.
J&J은 GAVI의 협상 요구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제약사들은 미국 정부에 대해선 전혀 다른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부는 코백스에 기부하기 위해 화이자에 4억 회 분량의 백신을 주문했지만, 최근 수요 감소를 감안해 납기를 미래로 돌렸다.
화이자는 계약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미국 정부에 어떠한 비용도 청구하지 않았다.
코백스는 지난 2021년부터 146개국에 모두 19억 회 분량의 백신을 공급했다.
백신 제조사들이 코백스를 통해 올린 매출만 138억 달러(약 17조 원)에 달한다.


kom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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