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직격탄' 인도 아다니그룹, 3조원 유상증자 돌연 취소

입력 2023-02-02 08:49  

'공매도 직격탄' 인도 아다니그룹, 3조원 유상증자 돌연 취소
주력사 주가 추가 폭락…아다니 "유증, 도덕적으로 옳지 않다 판단"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미국 공매도 업체 힌덴버그 리서치의 보고서로 큰 타격을 받은 인도 아다니 그룹이 1일 밤(현지시간) 25억 달러(약 3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돌연 취소했다.
그룹 주력사인 아다니 엔터프라이즈는 이날 밤늦게 25억 달러 규모의 유증을 포기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고 블룸버그·AP 통신과 CNN 방송 등이 보도했다.
앞서 아다니 엔터프라이즈는 지난달 31일 유증 일반공모에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알 나흐얀 왕가의 투자회사인 '인터내셔널 홀딩 코'(IHC)의 참여 덕분이었다.
하지만 아다니 엔터프라이즈를 포함한 그룹 계열사들의 주가가 이날 추가로 급락함에 따라 유증을 포기하게 됐다고 그룹 측은 밝혔다.
그룹을 이끄는 세계적 갑부 가우탐 아다니 회장은 이날 성명에서 "오늘 시장은 전례 없는 모습이었고 우리의 주가는 하루 내내 변동을 거듭했다"라며 "이런 특별한 상황을 고려해 이사회는 증자를 계속 진행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옳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아다니 엔터프라이즈는 공모에 참여한 투자자들에 대한 환급을 은행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다니 그룹은 미디어, 항만·공항 운영, 석탄·가스 개발, 전력 사업까지 광범위한 분야에 손을 뻗치고 있는 그룹으로, 아다니 회장은 이번 사태 직전까지 약 1천200억 달러(147조원)의 자산을 보유한 '전 세계 3위 갑부'로 꼽혔다.
그러나 힌덴버그 리서치가 지난달 24일 아다니 그룹이 주가 조작·분식회계 등을 통해 기업 가치를 부풀린 의혹이 있다고 주장하는 보고서를 내놓고 매도 포지션을 보유 중이라고 밝히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보고서는 아다니 상장사들의 부채가 과도해 그룹 재무가 불안정하다고 주장했으며, 그룹이 주가조작과 분식회계를 저질러 왔다고도 비판했다.
아다니 그룹은 지난달 29일 해명자료를 내고 힌덴버그가 제기한 대부분 문제가 이미 공시에 나온 내용이라면서 "계산된 증권사기"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그룹사 주가는 속절없이 추락했다.
보고서 공개 후 첫 거래일이었던 지난달 25일 하루에만 아다니 그룹의 10개 상장사 시총 120억 달러(약 14조7천억원)가 사라졌고, 이후에도 주가 하락세는 이어졌다.
1일에도 그룹 상장사 주가는 2∼28% 더 빠졌는데, 이날 아다니 엔터프라이즈는 28%, 아다니 항만·특별경제구역은 19% 하락해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그러면서 아다니 회장도 '아시아 최고 부자' 타이틀을 잃었다. 이날 기준으로 그의 총자산은 751억 달러(약 92조원)로 쪼그라들었고 포브스 부자 순위 15위로 내려앉아 경쟁자인 무케시 암바니 인도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회장(9위)에게도 밀렸다.
벤 실버먼 베리티데이터 리서치소장은 블룸버그 통신에 "이번과 같은 공모 취소는 드문 일"이라며 "마지막 순간에 철회하는 것은 당장 (시장의) 자신감을 회복시키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다니 회장은 이날 성명에서 "우리 재무제표는 강한 현금흐름과 안전한 자산을 보유해 매우 건전하며 부채 상환에 흠잡을 데 없는 기록을 가지고 있다"라며 "우리가 계속 투자자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cheror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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