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콕스 IBM 연구소장 "AI는 도구…사람이 결정하고 책임져야"

입력 2023-02-05 07:01  

[인터뷰] 콕스 IBM 연구소장 "AI는 도구…사람이 결정하고 책임져야"
"AI가 우리 삶의 모든 부분 터치할 것…AI는 사람의 결정 돕는 도구일 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면서도 '속도'보다 '책임·공정·신뢰' 강조



(케임브리지[미 매사추세츠주]=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인공지능(AI)이 우리가 책임을 포기하는 핑계가 될 수는 없습니다."
'챗GPT 열풍'으로 AI의 기술적 진보와 가능성에 온통 시선이 쏠린 상황이지만, 미국의 유력 AI 연구소를 이끄는 석학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속도보다는 책임과 공정, 신뢰라는 단어를 더 많이 입에 올렸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의 매사추세츠공대(MIT) 캠퍼스에 위치한 'MIT-IBM 왓슨 AI연구소'에서 만난 IBM 측 책임자 데이비드 콕스 소장은 최근 AI의 진전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면서 "우리 삶의 모든 부분을 터치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콕스 소장은 "궁극적으로 우리가 내리는 결정에 대한 책임은 사람이 지는 것"이라며 "AI는 더 나은 결정을 돕기 위한 도구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IBM은 다른 빅테크 기업들과 달리 신중한 접근법을 채택해 "매우 책임있는 방식으로 기술을 사용할 것"이라고 콕스 소장은 힘줘 말했다.
지난 2017년 설립된 MIT-IBM 왓슨 AI연구소의 초대 소장인 그는 IBM 합류 전까지 하버드대 자연과학 및 공학·응용과학 교수로 분자세포생물학부와 뇌과학센터 등에서 신경과학 분야 지식을 AI 연구에 접목해왔다.
다음은 콕스 소장과의 일문일답.

-- MIT-IBM 왓슨 AI연구소를 소개해달라.
▲ 내가 이끄는 이 연구소는 (IBM에서는) 최초의 산학 협력이다. 지난 2017년 우리가 2억4천만달러를 투자해 MIT와 공동 연구소를 만들었다. AI의 경계선을 넓히기 위한 기술을 만들겠다는 것이 연구소의 목적이다. IBM의 고객들이 AI를 이용해 그들의 여정을 앞당길 수 있도록 하겠다.

-- 요즘 일반 대중도 챗GPT 때문인지 AI 기술에 더욱 주목하는 분위기다. 대중이 챗GPT에 과잉반응한다고 생각하는지, 아니면 정말로 AI가 세상을 바꿀 잠재력을 보여줬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 AI 기술은 지난 5∼10년 동안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발전했다. AI 연구자들은 그러한 변화가 실제 일어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최근 챗GPT와 같은 대형 언어모델의 출현은 정말로 인상적인 진전을 이뤘고, 이를 대중의 손에 쥐여줬다. 그래서 AI 기술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연구 조직에서 벌어지는 일과 그것이 우리 일상의 삶에 미치는 영향 사이에는 항상 간극이 있었지만, 그 간극이 점점 더 작아지고 있다. AI 이용의 진입 장벽이 갈수록 낮아진다는 것이 그 이유 중 하나다.
당분간 'AI 겨울(침체기)'이 닥칠 것 같지는 않다. 진전이 놀라울 정도로 빠르기 때문이다. 광범위한 산업 전반에 걸쳐 기업들이 AI를 통해 가치를 얻기 시작했고, 앞으로 몇 년 동안 이러한 분위기가 더욱 확산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 어떻게 하면 우리가 AI를 올바로 활용할 수 있을까.
▲ AI의 진보가 빨라지면서 AI를 사용할 수 있는 분야가 확대되고 있다. 우리는 휴대전화에서 사진을 잘 찍을 수 있게 도와주는 AI를 목격하기 시작했고, 경영 수단 중에서도 AI를 찾아볼 수 있다. 기업들은 AI를 사용해 예측 정확도를 높이고 더욱 탄탄한 공급망을 구축함으로써 더 믿을 만한 제품을 더 낮은 가격에 제공하고 있다. 우리는 머리에서 발끝까지 구석구석 AI를 목격하고 있다. AI가 우리 삶의 모든 부분을 터치할 것이다.
매우 신나는 일이지만 동시에 우리가 어떻게 AI를 사용할지, 어디서 AI를 사용할지, AI 사용을 위해 어떤 종류의 가드레일을 설치해야 할지에 관해 신중할 필요도 있다. 우리(IBM)의 창업자인 토머스 왓슨은 '기계가 사업 결정을 내리게 하지 말라'는 말을 남겼다. AI는 우리가 책임을 포기하는 구실이 될 수 없다. 우리가 내리는 결정의 책임은 궁극적으로 사람이 져야 하며, AI는 우리가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일 뿐이다. 사람이 항상 책임과 과정의 일부가 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사람을 풍요롭게 만들고, 사람들이 오직 인간에게 적합한 일을 더 많이 할 수 있기를 바란다. 도구로서의 AI는 우리가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우리의 삶을 더 낫게 만들어줄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조심히 다룰 대상인 것은 맞다. 강력한 기술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AI를 책임 있게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IBM으로서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 거의 모든 빅테크 기업들이 AI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다른 기업들과 비교해 IBM이 가진 장점과 차별점은 무엇인가.
▲ 모든 기술기업이 지금 AI에 올인하고 있다. 모두가 이 신나는 새 영역으로 가능한 한 빠르게 달려가고 있다. IBM은 실리콘밸리의 빅테크 회사들과 좀 다른 태도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실리콘밸리에는 '빠르게 움직이고 깨뜨려라'(Move fast and break things)라는 격언이 있지만,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없다. 우리는 발이 닿는 곳을 잘 관찰하고 신중하게 움직여야 한다.
식당을 잘못 추천하면 한 끼 식사가 별로일 뿐이고 우리는 계속 앞으로 나갈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중대한 결정을 잘못 내린다면 누군가의 생계에 영향을 미치거나, 수백만달러의 손실을 일으키거나, 누군가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리는 정말로 AI 기술을 매우 책임 있는 방식으로 사용해야 한다. 또한 우리는 AI 기술을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편견이 없는 AI 기술을 만들어야 한다. 고객들이 우리에게 보내는 신뢰는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의 핵심이다. 그래서 우리의 연구 어젠다는 어떻게 하면 책임 있는 방식으로 가치를 창출하고 궁극적으로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수 있을지에 관한 것이어야 한다.
firstcirc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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