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이민 60년] ② 정부 주도 '브라질 드림', 빛과 그림자

입력 2023-02-10 07:00   수정 2023-02-10 08:04

[집단이민 60년] ② 정부 주도 '브라질 드림', 빛과 그림자
인구과밀·식량난 해소 차원서 시작…일본 성공사례 벤치마킹
1963년 브라질에 첫발…신청 대거 몰리며 한때 '열풍'으로 불리기도
졸속 추진으로 일부 구매 토지 방치…활용계획 재수립·활성화 모색



(상파울루=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올해로 60주년을 맞은 한국의 정부 주도 집단이민은 해방 이후 과도한 인구밀도 문제와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대안의 하나로 출발했다.
1950∼60년대 중남미 국가들과의 외교 관계 수립 후 열린 대규모 이민은 '열풍'이라고 불릴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지만, 충분한 준비 없이 추진한 탓에 '관 주도의 한인촌 형성'이라는 애초의 목적을 달성하지는 못했다.
이후 대규모 국유지 방치 논란이 불거지면서 '실패한 정책', '무모했던 정책'이라는 짙은 그림자까지 드리우는 듯했지만, 새로운 개발 계획 수립 등 전기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 '기회의 땅' 중남미 이민 열풍
한국이민사박물관 및 국가기록원 사료와 브라질 한인 이민 50년사 자료 등을 종합하면 우리나라에서 이민 관련 논의가 나온 건 해방 직후부터다.
이민정책이 인구 과밀과 식량난 등에 대한 해결책 중 하나로 여겨지면서 정부가 '해외 한인촌 구축'을 통한 집단 이민을 강구하고 나섰던 것이다.
특히 1908년부터 브라질로 이민을 떠난 일본인들이 집단 이민농장을 일구며 큰 성공을 거둔 사례가 큰 자극이 됐다.
'일자리와 먹거리가 차고 넘치는 나라', '미개척지가 무궁무진한 나라', '차별 없는 내일의 나라'라는 환상적인 구호로 포장된 브라질은 이 때문에 자연스럽게 첫 이민 대상지로 꼽혔다.
1959년 브라질과 수교한 우리나라는 이민 추진을 주요 외교 정책 중 하나로 삼고 '기회의 땅으로의 이주'를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1962년 해외이주법 제정 뒤 해외 이주 정책 5개년 계획을 수립한 정부는 광활한 땅을 개간하기 위해 이민자 유입을 장려하고 있던 브라질 정부의 정책에 호응해 이민 성격을 영농으로 잡았다.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셈이다.
5인 이하 가족, 영농 경험, 병역 의무 이행 등을 자격 요건으로 했는데, '이민 열풍'이라고 할 정도로 엄청난 신청자가 몰렸다고 한다.
이민을 위해선 개인 부담금도 있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도 비교적 여유가 있는 이들만이 이민을 신청할 수 있었다.
1960년대에 들어 남미의 한인 이민은 본궤도에 올랐다.



특히 1963년 제일 처음 이뤄진 브라질로의 이민은 1966년 5차 이민단까지 이어지며 총 193세대가 브라질 땅을 밟았다.
1965년부터는 아르헨티나와 파라과이로 농업 이민 대상지역이 확대됐다.
그러나 농업 이민자들은 원래 배정됐던 개간지에서의 생활에 어려움을 겪으며 한계에 부딪혔고, 대부분 상파울루를 비롯해 부에노스아이레스, 아순시온 같은 대도시로 재이주했다.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에는 멕시코가 중남미 한인사회의 이민 중심지로 떠올랐다. 정부의 무역 자유화와 미국의 관세 혜택 덕분이었다.
이에 따라 브라질과 파라과이에서 의류업 등으로 부를 축적한 한인들의 멕시코 재이주도 줄을 이었다.




◇ 국유지 처분 '뜨거운 감자'
뜨거웠던 이민 열풍 뒤로는 정책적 준비 부족에 따른 실책도 있었다.
거의 40년 넘게 '방치 논란'을 불러온 아르헨티나와 칠레 국유지 문제가 대표적인 사례다.
우리 정부는 1970∼80년대 영농이민을 위해 지구 반대편 땅을 대규모로 매입했지만, 각국 정부의 규제 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서둘러 사들이는 바람에 제대로 개발하지 못한 곳이 속출했다.
정부에서 본격적인 개발에 나서려고 해도, 아르헨티나·칠레 정부의 관리 담당 교체 등을 이유로 개발에 나서지 못한 채 관리비와 토지세 명목의 세금만 지불하고 경우도 잇따랐다.
특히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북서쪽으로 약 1천㎞ 떨어진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 주 내 국유지 면적은 208.82㎢에 달한다, 서울 여의도 면적의 72배에 해당하는 엄청난 규모지만 현재는 사실상 방치돼 있다.
마을 주민들에게 '캄포 코레아'(한국 농장)로 알려진 이 농장 명은 '야타마우카'인데, 현재 소유·관리 주체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이다.
코이카는 국유지 개발계획에 대한 연합뉴스 질의에 "2016년 한국농어촌공사와 함께 국유지 활용 방안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농장 중장기 임대 등 국유지 활용 계획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실제 정부는 2019년도 관계부처 합동 협의와 2020년도 개발 계획 수립을 위한 감사원 사전 컨설팅 검토 등을 시행하며 재도약을 모색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현장 접근 제약으로 한동안 일정이 또 지연됐다.
지난해 8월 추가 현장 조사를 진행한 코이카는 현재 농축산 복합영농 추진 등 농지 임대 활용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 승인이 나면, 아르헨티나 주 정부 개발 계획 승인을 받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코이카 측은 "국유지 관리 및 개발을 위해서는 개발 계획 승인, 환경규제 준수, 각종 세금 납부 등에 대해 아르헨티나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 주 정부와 긴밀한 협의가 필수적"이라며 주아르헨티나 한국 대사관과 함께 지속해서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의도 3분의 2 정도 면적인 칠레 테노 농장(1.9㎢)에 대해서도 정부는 태양광 발전 시설 건립 등 부지 활용 방안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walde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