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난 中 농촌 서기 186억원 '꿀꺽'…"주택 3천채 구매 가능"

입력 2023-02-09 15:48  

재정난 中 농촌 서기 186억원 '꿀꺽'…"주택 3천채 구매 가능"
예산 부족에 신규 인력 채용 중단…"빈곤, 부패관리 탓" 공분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의 소도시 부패 관리가 현지에서 3천 채의 집을 살 수 있는 거액의 뇌물과 공금을 챙긴 것으로 드러나 공분을 사고 있다고 중국중앙TV(CCTV) 등 현지 매체가 9일 보도했다.

헤이룽장성 쑤이화시 중급인민법원은 7일 횡령과 뇌물수수, 공금 유용 등 혐의로 기소된 장언량 전 허강시 서기에 대해 징역 20년을 선고하고, 범죄 소득을 전액 추징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그가 7천만 위안(130억 원)의 뇌물을 받았고, 3천만 위안(56억 원)의 공금을 횡령했다고 설명했다.
1970년생인 그는 명문 하얼빈 공대를 졸업하고 법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회계사로 일하다 2011년 4월 허강시 시장에 임명된 전도유망한 지방 공무원이었으나 탐욕에 눈이 멀어 자멸했다.
중국에서 뇌물 수수나 공금 횡령으로 부패 관리가 사법 처리되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장언량 사건이 인터넷에서 주목받은 것은 허강이 재정난에 허덕이는 대표적인 도시인데다 그의 부정 축재 규모가 현지 주택 3천 채를 구매할 수 있는 거액이었기 때문이다.
경제적 쇠락과 유출에 따른 인구 감소, 지방세수 감소의 악순환에 빠진 허강은 2021년 재정난으로 애초 계획했던 신규 공무원 채용을 중단한 바 있다.
게다가 버블을 우려한 당국의 대대적인 규제로 중국의 부동산 시장이 침체한 가운데 허강의 하락 폭은 유독 커 '집값 폭락 도시'의 대명사가 됐고 현지 주민들은 '배춧값 주택'이라고 자조했다.
매년 100여 채의 주택을 중개하는 현지의 한 부동산 중개상은 "허강에서는 3만∼4만 위안(557만∼773만 원)이면 웬만한 주택을 구할 수 있다"며 "1억 위안이면 3천 채를 장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지역의 수장이 지역 발전이나 주민 복리는 도외시한 채 부정 축재에만 몰두했으니 빈곤의 늪에 빠지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며 "사후 처벌이 아니라 부정부패를 막을 수 있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pj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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