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엠 50% 뛸 때 KT&G는 하락…주주행동에 주가 널뛰기

입력 2023-02-12 10:26  

에스엠 50% 뛸 때 KT&G는 하락…주주행동에 주가 널뛰기
'주주환원 기대감' 은행 지주 7곳도 주가 올라
주총 앞두고 소액주주 연대…"궁극적으로 상법 개정 필요"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홍유담 기자 = 최근 행동주의 펀드들의 주주행동 대상이 된 기업들의 주가가 대부분 큰 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권 변동이 생기거나 주주제안을 받아들인 기업은 주가가 급등했지만 주주 제안을 거부한 경우 주가가 하락하기도 했다.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소액주주들도 주주제안을 위해 뭉치는 가운데 주주 보호를 위해 궁극적으로 상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에스엠·오스템 주가 급등에 은행도 상승…KT&G 홀로 4% 하락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0일 기준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041510]의 주가는 11만4천700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49.54% 급등했다.
에스엠은 이수만 대주주의 개인회사 라이크기획에 '일감 몰아주기' 등 형태로 부당한 이득을 줘 주주가치를 훼손했다며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얼라인)의 공격을 받아왔다.
지난해 9월 16일 에스엠이 라이크기획과 계약 종료를 검토하겠다고 밝히자 주가가 18.60% 뛰었고, 지난해 말 계약 조기 종료에 이어 이 씨의 독점 프로듀싱 체제가 끝나는 등 얼라인의 요구가 실현되면서 주가가 추가 상승했다.
최근에는 카카오의 2대 주주 등극에 이어 하이브의 인수 추진까지 경영권 분쟁이 시시각각 격화하면서 지난 10일 주가가 재차 16.45% 급등했다.
에스엠의 중장기적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지만, 단기적으로는 하이브가 제시한 에스엠 공개매수 가격(12만원)까지 주가 상승 여력이 있다.
사모투자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UCK(유니슨캐피탈코리아)가 경영권 인수를 목표로 공개 매수를 진행 중인 오스템임플란트 역시 올해 들어 주가가 35.99% 상승했다.
MBK·UCK 연합이 인수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과거부터 오스템임플란트의 '후진적 지배구조'를 지적하며 최규옥 회장 퇴진 등을 주장해 온 행동주의 펀드 KCGI가 지분을 사들이며 경영권 간섭을 시도한 것도 주가 상승을 자극했다.
지난 10일 KCGI가 공개매수 참여를 공식화하며 경영권 경쟁에서 물러났고 오스템임플란트의 주가 역시 18만7천800원으로 공개매수 가격(19만원)에 근접해 추가적인 주가 상승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기존 투자자들은 이득을 보게 됐다.
아울러 얼라인이 주주환원 정책 도입 등을 촉구하며 주주행동을 벌인 은행 지주 7곳의 주가도 올해 들어 모두 올랐다.
JB금융지주[175330](27.00%), 신한지주[055550](16.76%), 하나금융지주[086790](16.17%), KB금융[105560](14.85%), DGB금융지주[139130](11.30%), 우리금융지주[316140](9.52%), BNK금융지주[138930](8.15%) 등이다.
주주행동으로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들은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대부분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다.
반면 안다자산운용과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가 주주행동을 벌인 KT&G의 주가는 올해 들어 4.15% 하락했다.
지난달 27일 KT&G가 KCG인삼공사 분리 상장, 사외이사 확충 요구 등 행동주의 펀드들의 요구에 선을 그었다는 소식에 주가가 2.49% 하락했고, 이후에도 내림세를 이어갔다.

◇ 주총 앞두고 소액주주 연대도 활발…"주주 보호 위해 상법 개정 필요"
행동주의 펀드들의 영향력이 점차 확대되는 가운데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소액주주들이 합심해 주주제안에 나서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에 따르면 현재 소액주주 연대가 주주제안을 한 기업은 ▲ DB하이텍[000990] ▲ 사조산업[007160] ▲ 알테오젠[196170] ▲ 오스코텍[039200] ▲ 이수화학[005950] 등이다.
소액주주들은 이들 기업에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소각, 자신들이 추천한 사외이사·감사 선임 등을 제안했다.
최근 기업 이사회는 과거와 비교해 소액주주의 의견에 수용적인 편이지만, 근본적인 주주 보호를 위해서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이사가 '회사를 위해' 직무를 충실하게 이행해야 한다고 정한 상법상 의사의 충실의무(382조3항)가 걸림돌로 꼽힌다.
이와 관련, 현재 더불어민주당 이용우·박주민 의원이 상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이 의원은 이사가 '주주의 비례적 이익'을 고려하도록 했고, 박 의원은 회사뿐 아니라 '총주주'도 위하도록 했다.
정의정 한투연 대표는 "현행 상법상 특정 안건이 회사에 유리한 것이라면 일반 주주들은 손해를 입어도 소송 등에서 이기기 어렵다"며 "상법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이사회가 회사나 지배주주만을 위해 일방적으로 일반 주주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가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는 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 전원에게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낙선 운동 등을 벌이겠다는 내용의 문서를 배달증명으로 보낼 것"이라며 "참여연대, 경제개혁연대 등도 함께할 계획"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지배구조 개선을 명분으로 한 주주행동이 특정 요구 사항에만 쏠려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경제개혁연구소 부소장인 이창민 한양대 교수는 "행동주의 펀드 등이 수익률 극대화를 원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단기적인 관점에서 배당 확대 요구만 하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기업 가치에 도움이 될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 가치 개선을 위한 구조적 개혁 등을 고민하는 시각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ydh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