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만 국민당과 '새판짜기'…독립 성향 집권당 무시 전략

입력 2023-02-13 15:51  

中, 대만 국민당과 '새판짜기'…독립 성향 집권당 무시 전략
내년 1월 총통선거서 국민당 승리위해 친중여론 조성 나설듯
中, 대만해협 긴장 완화 가능성…민진당, 中 위협 부각 예상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이 대만 제1야당인 국민당의 샤리옌 부주석의 방중을 계기로 대만 정책 새판짜기에 들어간 양상이다.
독립 의지를 분명히 하는 차이잉원 총통과 집권 민진당에는 거리를 두면서 친중 성향의 국민당과 '연대'를 공식화하겠다는 의지를 공식화하고 있어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이 국민당과 가까운 관계를 맺고자 함을 샤 부주석에게 강조했다고 13일 보도했다.

중국은 우선 대만을 대표해 중국 당국과 어떤 협정을 맺거나 서명할 권한을 부여받지 못한 샤 부주석을 대표급으로 대우함으로써 국민당을 카운터파트로 인정한 기색이 역력하다.
실제 지난 8일 방중한 샤 부주석은 9일 중국의 대만정책 기관인 공산당 대만공작판공실 및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의 쑹타오 주임에 이어 10일 시진핑 국가주석의 책사로 대만정책을 총괄하는 왕후닝 중앙정치국 상무위원과 따로 회동했다.
이 자리에서 쑹 주임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구현한 '92공식'과 대만 독립 반대라는 기초 위에서 국민당과의 교류를 강화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확인했고, 왕 상무위원은 서로 단결해 "조국 통일 위업을 달성하자"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런 언급은 중국이 2016년 집권 이후 92 공식을 거부하는 차이잉원 총통과 민진당을 대만 독립을 시도하는 분리주의 세력으로 규정하고 대화를 거부해왔으나, 그렇지 않은 국민당과는 '같은 길'을 갈 수 있음을 확인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은 우선 내년 1월 대만 총통선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국이 대만 내에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는 방식으로 국민당 선거 승리를 도와 정권 교체를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은 대만해협의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치러진 작년 11월 대만 지방선거에서 민진당이 참패한 걸 두고 볼 때 내년 1월 총통선거에서 국민당의 승리가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중국은 독립 성향의 차이 총통과 민진당 정부가 친미 성향을 띠고 있어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는 물론 미중 관계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본다.
이런 저간의 상황을 고려해볼 때 중국은 국민당의 총통선거 승리를 위해 기존 대만 정책에도 변화를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작년 8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사실상 대만 침공을 염두에 둔 군사훈련에 이어 대만해협에서 무력 시위를 수개월째 지속해온 중국이지만, 이와 관련해서도 일정 수준 기존 입장을 변경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군사적 위협의 강도를 높임으로써 대만에서 대(對)중국 여론이 악화했던 점을 의식해 이를 의도적으로 피하려 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오는 4월 마이클 매콜(공화당·텍사스)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미 의원단에 이어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의 연내 대만 방문 가능성이 커 중국이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중국이 샤 부주석 방중 계기에 민진당의 방중을 초청한 사실도 눈길을 끈다. 샤 부주석과 함께 방중단에 포함된 자오춘산 국민당 선임 고문이 이런 사실을 전했다. 이는 외견상 중국 당국이 민진당도 포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으나, 사실상 구색 맞추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민진당은 이런 초청 소식을 전달받고 "자유 민주주의 존중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일방적인 의지를 대만에 강제하는 걸 중단하라"는 입장을 냈다.
대만의 중국 정책 기관인 대륙위원회는 10일 왕 상무위원의 메시지에 대해 "베이징 당국은 대만에 대한 정치, 군사, 경제적 위협을 계속하고, 대만 인민의 복지에 역행하고 있으며, 나아가 지역 평화에 해를 끼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미 중국 당국의 속내를 파악한 차이 총통과 민진당은 그동안 노골화됐던 중국의 군사적 위협을 부각하면서 내년 총통 선거에 임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kji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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