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의봄 발원' 튀니지서 대통령 비판 세력 검거 선풍

입력 2023-02-14 17:44  

'아랍의봄 발원' 튀니지서 대통령 비판 세력 검거 선풍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아랍의 봄' 민중 봉기 발원지인 북아프리카 튀니지의 정치적 혼란 속에, 카이스 사이에드 대통령 비판 세력이 잇따라 검거돼 논란을 빚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튀니지 경찰은 전날 사이에드 대통령을 비판해온 온건 이슬람 성향 야당인 엔나흐다당 당직자 누레딘 비리를 검거해 모처로 압송했다.
그의 변호사인 사미르 딜루는 "경찰은 비리의 자택에 들어가 저항하는 가족들을 폭행한 뒤 그를 검거했다"고 말했다.
또 경찰은 이날 대통령에 비판적인 라디오 방송 '모자이크 FM'의 누레딘 부타르 대표와 정치 활동가이자 변호사인 라자르 아크레미도 구금했다.
이날 검거된 3명뿐 아니라 튀니지 경찰은 지난 11일 이후 대통령을 비판하거나 반정부 시위를 계획한 다수의 인사를 체포했다.
당국에 체포된 인사 중에는 유명한 사업가와 전직 재무장관, 야당 고위 당직자, 판사, 전직 외교관 등도 포함되어 있다.
경찰은 이들을 체포하면서 국가 안보에 해를 끼쳤다는 이유를 댄 것으로 알려졌다.
엔나흐다당은 성명을 통해 최근 잇따른 대통령 비판 세력 검거를 '사이에드 대통령 반대파 납치'로 규정하고 규탄했다.
성명은 "쿠데타 당국(사이에드 대통령 정부를 지칭)이 언론인과 사업가, 노조 간부 등 반체제 인사들에 대한 괴롭힘을 확대하는 것은 혼란과 무능의 증거"라고 비판했다.
경찰과 경찰을 관할하는 내무부, 총리실 모두 이에 대한 언급을 거부하고 있다.
튀니지는 2011년 중동과 북아프리카 일대를 휩쓴 '아랍의 봄' 봉기의 발원지로 중동에서 드물게 민주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심각한 경제난과 정치적 갈등 속에 국민 불만이 쌓여왔고, 코로나19 대유행까지 닥치면서 민생고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가 이어졌다.
2019년 10월 민주적 선거를 통해 당선된 헌법학자 출신 사이에드 대통령은 정치권의 부패와 무능 척결을 기치로 내걸고 2021년 7월부터 이른바 '명령 통치'로 행정부와 입법부, 사법부의 기능을 정지시켰다.
정치권과 공직사회의 부패를 비판해온 시민들은 대통령의 행보에 지지를 보냈지만, 반대하는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사이에드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대통령의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개헌까지 성사시켰다.
개헌안은 투표 참여자 94.6%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지만, 투표율은 30.5%에 그치면서 대통령 지지자들만 참여한 반쪽 투표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 개헌 이후 치러진 총선에서는 1차, 2차 투표의 투표율은 야권의 대대적인 보이콧 움직임 속에 11% 선에 그쳤다.
meol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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