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벌려고 공부" 中교수 마이크 뺏은 중학생 "민족부흥 목적"

입력 2023-02-20 13:17   수정 2023-02-20 17:19

"돈 벌려고 공부" 中교수 마이크 뺏은 중학생 "민족부흥 목적"
"용감한 행동" 학생 두둔 여론…교수 수업 휴강·조사받아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의 저명 교수가 부적절한 발언으로 중학생에게 강연을 제지당하고 당국의 조사를 받게 됐다고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2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명한 강연 연사인 허페이 사범대 천훙여우 교수는 지난 18일 오후 안후이성 루장중학교 강당에서 이 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강에 나섰다.
그는 미리 준비한 파워포인트(PPT) 자료가 화면에 뜨지 않자 즉흥적으로 "공부를 하는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한 것"이라며 "돈이 모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학업을 하는 이유는 외국인의 우수한 유전자와 결합해 더 강력한 유전자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발언도 했다.
이때 갑자기 한 학생이 연단에 올라가 마이크를 뺏은 뒤 "천 교수의 눈에는 오로지 돈만 있고, 그는 돈을 좇으라고 하며 외국을 맹목적으로 숭배한다"며 "우리가 열심히 공부하는 이유는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현장에 있던 학생들은 "옳소"라고 소리 지르고, 박수로 호응하며 이 학생의 주장에 적극적으로 동조했다.
이 소동으로 인해 천 교수는 강연을 이어가지 못하고 연단에서 내려왔다.
관영 매체들은 "학생이 교수의 마이크를 빼앗은 것은 잘못한 것이지만, 학생들의 사고가 성숙해졌으며 기성세대가 일방적으로 주장을 관철하려는 교육 방식이 부적절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학생을 두둔했다.
누리꾼들도 "용기 있는 행동"이라거나 "교수가 반박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며 이 학생 편을 들었다.
루장중학교 관계자는 "학생이 용감했고, 그를 처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교육 당국은 조사팀을 파견, 천 교수의 부적절한 특강과 관련해 학교 관계자들을 문책하도록 했으며 천 교수를 조사해 적절하게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허페이 사범대는 천 교수가 맡았던 강의를 휴강했다고 밝혔다.
천 교수는 "PPT가 작동되지 않아 어수선한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가벼운 농담조로 했던 얘기"라며 "일부 내용이 부적절했지만, 학생들이 노력해 운명을 바꾸고, 전국 더 나아가 세계로 나가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그는 "휴강으로 수업이 중단돼 집에서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집권 이후 도광양회(韜光養晦·빛을 숨긴 채 실력을 키움)에서 대국 굴기 (大國?起·대국이 일어난다는 의미)로 전환해 미국과 전방위적으로 대립하며 패권 경쟁을 벌이는 중국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내세워 애국주의를 강조하고 있다.
중국적 시각으로 다룬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움) 전쟁 영화 '장진호'는 2021년 개봉해 역대 중국 영화 흥행 1위에 올랐고, 후속작인 장진호의 수문교도 작년 흥행 1위를 차지하는 등 애국주의 감성을 자극하는 영화들이 잇따라 흥행에 성공하기도 했다.
pj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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