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고급 인재 비자', 中여성 원정출산 수단 조짐

입력 2023-02-22 19:51  

홍콩 '고급 인재 비자', 中여성 원정출산 수단 조짐
"자녀 홍콩 영주권 받아 현지 교육 등 혜택 누리려"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홍콩이 고급 인재 유치를 위해 신설한 비자가 중국 본토 여성들의 원정 출산 수단으로 활용될 조짐이 보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2일 보도했다.
홍콩 이민국은 이날 '고급 인재 통행증 계획'을 통해 비자를 얻은 사람이 신고한 사유와 다른 여행 목적을 가질 경우 홍콩 입경이 불허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민국은 그러면서 중국 본토에서 홍콩으로 출산을 위해 오는 여성들의 관행을 조사하고 입경 통제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SCMP는 이런 경고가 일부 중국 본토 여성들이 홍콩에서 출산하기 위해 해당 비자를 이용하고 싶다고 밝힌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판 인스타그램'이라 불리는 샤오훙수에서 실제로 해당 비자를 얻어 홍콩에서 출산하는 것에 대한 논의가 오가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홍콩 정부가 지난해 12월 28일 개시한 '고급 인재 통행증 계획'은 세계 100대 대학 졸업자로 최근 5년 중 3년간 직장 경험이 있는 사람, 지난 1년간 연봉이 250만 홍콩달러(약 4억 원) 이상인 사람에게 2년짜리 취업 비자를 내주는 내용이다.
코로나19 팬데믹과 홍콩국가보안법 시행 후 2년간 노동 인력 14만 명이 홍콩을 떠나자 홍콩 정부가 인재 유치를 위해 신설한 비자다.
홍콩 정부는 해당 비자에 지난 13일 현재 1만810명이 지원했고, 그중 약 3분의 2가 중국 본토인이라고 밝혔다.
베이징대 졸업생으로 해당 비자를 취득했다는 아이디 '제인'은 샤오훙수에 홍콩에 있는 동안 아기를 낳을 계획이라고 적었다.
중국 국영 기업에서 일한다는 그는 "원래 선전에서 출산할 계획이었는데 최근 홍콩 고급 인재 비자를 받아 홍콩에서 아기를 낳을 수 있게 됐다"며 "홍콩 시민으로서 현지 명문 대학 입학의 엄청난 혜택을 고려해 홍콩에서 출산하기로 했다"고 썼다.
그가 샤우훙수에 개설한 '홍콩 출산 대화방'에는 100여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항저우 주민으로 현재 임신 27주라는 아이디 '헬렌'도 "놀라운 새해! 홍콩 고급 인재 비자를 받았다. 비자 승인까지 나흘밖에 안 걸렸다. 정말 빠르다"며 "홍콩으로 가 병원 예약을 잡을 생각이다"라고 썼다.
중국인들이 이처럼 홍콩 원정 출산을 원하는 것은 홍콩에서 출산하면 자녀가 홍콩 영주권을 갖게 돼 본토보다 우수한 교육을 받을 수 있고 대학 입학과 병원 진료 등에서 혜택이 크기 때문이다.
앞서 홍콩 법원이 2001년 홍콩에서 태어나는 신생아에게 거주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결정한 이후 중국 본토 여성의 원정출산 붐이 일면서 2012년까지 약 20만 명이 원정출산으로 태어났다.
그러나 중국 본토인들이 산부인과 병실을 대거 차지하면서 정작 홍콩 임산부들이 아기 낳을 곳을 찾지 못하자 홍콩 정부는 2013년부터 홍콩 거주권이 없는 중국 본토 여성의 원정 출산을 금지했다. 또 공립병원들에 본토 임산부를 받지 못하도록 했다.
이후 홍콩으로 원정출산 하러 오는 본토 여성은 크게 줄었으나 여전히 여러 편법이 동원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거주권을 가진 이의 경우 공립병원 하루 입원비가 200홍콩달러(약 3만3천원)이지만, 비거주권자는 3만9천∼9만홍콩달러(약 648만∼1천496만원)로 엄청나게 차이가 난다.
prett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