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 위험' 中건설 에콰도르 댐 사업, 990억 규모 뇌물까지

입력 2023-02-23 08:54   수정 2023-02-23 17:32

'붕괴 위험' 中건설 에콰도르 댐 사업, 990억 규모 뇌물까지
에콰도르 검찰 "전직 대통령 일가 포함 37명 기소 추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중국 기업에서 추진한 에콰도르 최대 수력발전소 건설 사업이 댐 붕괴 위험에 이어 전직 대통령 일가를 포함한 대형 뇌물 스캔들로까지 비화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에콰도르 일간지 엘우니베르소와 엘코메르시오 등에 따르면 디아나 살라자르 에콰도르 검찰총장은 코카코도 싱클레어 수력발전 프로젝트 부패 의혹과 관련, "레닌 모레노 전 대통령과 아내 로시오 곤살레스 여사, 그들의 딸 이리나 모레노 등 37명을 뇌물 혐의로 기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살라자르 총장은 "이번 사건 수사는 2019년부터 시작했다"며 현재 구체적인 기소 시일을 정하기 위해 사법부에 관련 서류를 제출했다고 덧붙였다.
기소 명단에는 모레노 전 대통령 동생 2명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에콰도르 건국 이후 최대 건설 프로젝트로 불렸던 코카코도 수력발전소 사업은 '중국수전'(Sinohydro)에서 맡아 진행했다. 중국수전은 수백 명의 중국인 노동자를 현지로 불러들여 2010∼2016년 공사를 진행했다.
에콰도르는 27억 달러(약 3조3천억 원)에 육박하는 건설비 중 85%가량은 중국개발은행에서 금리 6.9%에 빌렸으나 빚더미에 앉게 될 처지에 놓이자 자국 석유를 싼값에 제공하는 조건으로 일부를 갚았다.
완공 이후 정부 주요 각료와 공무원들이 중국 측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가 불거졌다. 일부는 죄가 인정돼 징역형을 받기도 했다.

수사를 확대한 검찰은 모레노 전 대통령에 대한 수뢰 단서도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7∼2021년까지 에콰도르 대통령을 지낸 모레노는 코카코도 싱클레어 프로젝트를 진행한 라파엘 코레아 정부 시절인 2007∼2013년 부통령이었다.
살라자르 검찰총장은 "(모레노 전 대통령 등이 관여된) 전체 뇌물 규모는 7천600만 달러(약 990억 원)"라며 "이는 애초 사업 계약금 19억7천900만 달러(약 2조4천억 원)의 4%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모레노 전 대통령은 입장문에서 자신과 가족들의 결백을 주장하며 "코레아 전 정권에서 수행한 작업을 면밀히 검토해 과도한 가격 책정, 계약 관리 부실 등을 적발한 게 바로 내 정부"라고 반박했다.
그는 해당 프로젝트 계약 당시 자신은 부통령이었음을 강조하며 자신의 역할이 제한적이었다는 취지로 항변했다.
이 발전소 건설을 앞장서 추진한 라파엘 코레아 전 대통령은 2020년 부패 혐의로 수사를 받았으나, 벨기에로 망명했다.
수도 키토에서 동쪽으로 100㎞ 정도 떨어진 나포 주 코카 강 유역에 있는 이 댐에서는 2018년 12월에만 발전기실 및 주변 설비에 크고 작은 하자 7천648건이 발견된 바 있다. 일각에서는 붕괴 우려까지 제기하고 있다.
walde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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