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좋았는데…바이든에 가장 통큰 선물 준 사람은 푸틴

입력 2023-02-24 11:40  

그땐 좋았는데…바이든에 가장 통큰 선물 준 사람은 푸틴
美 2021년 목록 공개…미러 회담서 1천560만원짜리 필통 전달
文 전 대통령 선물은 '자개 명판'…김정숙 여사는 영부인에 그림 건네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2021년 가장 비싼 선물을 줬던 외국 정상 중 하나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꼽혔다고 미 ABC 방송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같은 뒷얘기는 미 국무부는 24일 연방정부 공보에 게시한 문서에서 2021년 외국 정부가 미 연방 공무원에게 준 주요 선물 목록을 공개하면서 외부에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021년 6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면서 1만2천 달러(약 1천560만 원) 상당의 필통과 필기구를 선물했다.
이는 그해 바이든 대통령이 외국 정상 등에게서 받은 최고가 선물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이런 훈훈한 분위기에 순식간에 냉기가 감돌게 됐다고 ABC 방송은 짚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위협을 이어가면서 서방과 갈등이 고조되다가 이듬해인 2022년 2월 끝내 침공을 강행했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당시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전 대통령에게서 받은 선물도 어색한 후기를 남기게 됐다.
아프가니스탄이 무장단체 탈레반 손아귀로 넘어가기 전이었던 당시 가니 전 대통령 부부는 바이든 대통령 부부에게 2021년 6월 말에 2만8천800달러(3천740만 원)로 추정되는 비단 양탄자를 선물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은 그해 8월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이 철수하는 틈을 타 탈레반이 파죽지세로 정권을 장악하면서 가니 전 대통령은 해외로 도피하고 미국은 장장 20년간 이어온 전쟁을 패배로 마무리하는 굴욕을 맛봤다.
친서방이던 당시 아프간 정부의 다른 고위직도 바이든 대통령을 포함해 미 행정부 주요 인사에게 선물 공세를 이어간 것으로도 나타났다.
바이든 대통령은 같은 해 6월 당시 아프간 정권 2인자였던 압둘라 압둘라에게서 1천150 달러(149만 원)로 추정되는 보석함을 선물받았고, 앞서 그해 3월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은 가니 전 대통령에게서 2천650달러(344달러) 상당의 양탄자를 받았다.
이날 공개된 목록에서는 기증인과 수령인, 날짜, 품목, 값어치 등과 함께 기증인이 선물을 그대로 받았는지, 또는 그에 상당하는 가치를 되돌려줬는지 여부도 공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서 받은 이들 선물을 수령했으며, 사유로는 '거절 시 기증인과 미 정부에 당혹감을 부를 수 있다'는 조항을 들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2021년 받은 목록 중에는 한국의 문재인 전 대통령이 백악관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했을 당시 준 선물도 목록에 올랐다.
공보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은 2021년 5월 25일 바이든 대통령에게 자개 명판, 손으로 꽃다발을 수놓은 면 수건, 질 바이든 여사가 2015년 서울 진관사를 방문했던 당시 사진첩을 선물했다.
이들 선물은 모두 2천282달러(296만 원) 상당이라고 목록은 공개했다.
이 선물은 문 전 대통령이 당시 미국을 방문해 한미 정상회담을 하면서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통령은 또 당시 방미 기간인 5월 21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990달러(128만 원) 상당으로 추정되는 청자 찻주전자를 선물했다.
또 김정숙 여사는 질 바이든 여사에게 1천100달러(143만 원) 상당의 꽃병 그림을 2021년 5월 25일 선물했고, 서욱 당시 국방장관은 그해 3월 18일 오스틴 국방장관에게 1천800달러(234만 원) 상당의 럭비공을 선물했다.
newglas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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