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서안지구 유혈사태 확산일로…궁지 몰린 네타냐후

입력 2023-02-28 10:47  

이스라엘 서안지구 유혈사태 확산일로…궁지 몰린 네타냐후
이스라엘 형제 피살에 유대인 정착민들 팔레스타인 주민 보복 공격…수백명 사상
네타냐후, 사법개혁·이-팔 갈등 등으로 권좌복귀 두 달 만에 '총체적 위기'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유대인 정착촌 주민들이 이스라엘인 피살 사건의 보복으로 팔레스타인 마을을 공격해 1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다쳤다.
2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 BBC방송 등에 따르면 지난 26일 나블루스 인근 후와라 등에서 정착촌 주민들이 팔레스타인 주민 거주지에 총격을 가하고 주택과 차량에 불을 질렀다.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정착촌 주민들이 자아타라 마을을 공격하는 와중에 37세 남성 사메흐 아크타시가 복부에 총을 맞고 숨졌다고 밝혔다.
가족들은 정착촌 주민들과 함께 온 이스라엘군이 총을 쐈다고 주장했으나 이스라엘군은 그가 군인이 쏜 총에 맞지 않았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이날 저녁 자아타라 마을에 무장한 이스라엘 정착촌 주민 100여명이 몰려들었으며 이스라엘군이 몇 차례 개입하려 한 뒤 정착민 중 일부가 총을 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현지 인권단체와 팔레스타인 당국은 이날 폭력 사태로 1명이 숨지고 팔레스타인인 350여명이 다쳤다고 파악했다. 또 주택 등 건물 수십 채와 차량 수백 대가 불에 탔다.
이번 유혈사태는 후와라 인근에서 이스라엘인 형제 힐렐 야니브(22)와 야겔 야니브(20)가 살해된 사건으로 촉발됐다.
이들은 지난 26일 차를 몰고 60번 고속도로를 달리던 중 괴한의 총격을 받아 숨졌다.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소속으로 추정되는 괴한을 추적하고 있으며 병력 수백명을 추가로 이동시켰다.
이스라엘 형제 피살 사건에 분노한 유대인 정착촌 주민들은 후와라 일대에서 폭력시위를 벌이며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보복 공격을 가했다. 소셜미디어 등에는 정착촌 주민들이 불을 지르고 돌을 던지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폭력사태와 관련해 이스라엘인 8명을 체포했다고 미국 CNN 방송이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측은 이스라엘군이 주민들을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이스라엘 점령군의 보호 아래 정착민들이 자행한 테러 행위"의 책임이 전적으로 이스라엘 정부에 있다고 비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영상으로 성명을 내고 "스스로 법을 집행하려 하지 말라"며 정착민들에게 진정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이스라엘 정부 내 극우 정치인들은 이스라엘군에게 "자비를 베풀지 말라"고 말하고 현장을 찾아 정착민들의 공격을 지지하는 등 폭력 사태를 부추기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토르 베네스랜드 유엔 중동특사는 "치안 상황이 악화하고 있어 우려스럽다"면서 "민간인을 향한 테러나 방화, 보복행위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는 미국과 요르단, 이집트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고위급 안보 회담이 열리는 와중에 일어났다.
지난 26일 요르단 아카바에서 열린 회담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지난달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주민 사살로 중단된 치안 협력을 재개하고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4개월간 중단하기로 합의했으나 잇따른 유혈사태로 빛이 바랬다.
이런 가운데 27일 오후에는 예리코 인근 고속도로에서 이스라엘계 미국인 남성이 총에 맞아 사망하는 등 인명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BBC는 올해 들어서만 무장단체 단원과 주민 등 팔레스타인 60여명이 이스라엘군에 살해됐으며 이스라엘 측에서는 민간인 14명이 공격으로 숨졌다고 전했다.
미국 CNN 방송은 이와 관련해 네타냐후 총리가 집권 2개월이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긴장 고조 등으로 여러 방면에서 위기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네타냐후 정부는 또한 사법개혁으로 반대 시위에 직면했고 정착촌 확장 정책으로 국제사회의 비판에 직면했으나 연립정부 내 극우 성향 장관들이 정책 기조를 굽히지 않아 안팎으로 궁지에 몰렸다고 CNN은 덧붙였다.

inishmor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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