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中 최대 정치행사 전인대…노마스크 시진핑 내내 '무표정'

입력 2023-03-05 14:14   수정 2023-03-05 15:51

[르포] 中 최대 정치행사 전인대…노마스크 시진핑 내내 '무표정'
최고지도부 등장에 대표단 기립박수…리커창 55분간 마지막 업무보고
위드 코로나 전환에도 폐쇄루프 적용해 하룻밤 호텔서 강제격리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5일 중국의 정기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이 열린 베이징 인민대회당은 이른 아침부터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았다.
인민대회당 주변 톈안먼 광장에는 무장경찰과 보안요원들이 곳곳에서 경계를 섰고, 인근 지하철역에도 보안 검색대가 설치됐다.
인민대회당에 들어가려면 출입증이 있는 사람들도 보안검사와 안면인식 검사 등 이중 삼중의 보안 장치를 통과해야 했다.
취재진은 오전 7시 30분께 신분 확인과 검문 검색을 거쳐 인민대회당 만민대례당 3층에 자리 잡았다. 개막식을 한 시간여 앞둔 오전 8시부터는 전국 각지에서 선출된 전인대 대표 2천900여 명이 천안문 광장이 보이는 인민대회당 동쪽 출입구를 통해 입장을 시작했다.
하나같이 정장에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이었다.
오전 9시 정각이 되자 시진핑 국가 주석이 인민해방군 군악대의 연주와 전인대 대표들의 기립박수 속에 모습을 드러냈다.
노마스크로 검은색 정장에 붉은색 계열의 넥타이를 맨 모습이었다.
과거에는 인민대표들 향해 손을 흔들며 엷은 미소를 띠기도 했으나, 이날은 시종일관 특유의 무표정한 얼굴이었다.


시 주석 뒤로 리커창 총리를 비롯한 신임·전임 중앙정치국 상무위원들도 노마스크 차림으로 입장했다.
참석자들의 기립박수는 군악대 연주가 끝날 때까지 약 1분 30초 동안 계속됐다.
이어 차기 전인대 상무위원장으로 내정된 자오러지 상무위원이 주석단 맨 앞줄에 서서 개막을 선언하며 전인대 무대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전인대 주석단 명단에 포함되면서 국가 부주석 복귀설이 도는 한정 전 상무위원도 신임 상무위원들과 함께 앉았다.
그리고는 올해 전인대를 끝으로 총리직에서 물러나는 리커창 총리가 자신의 마지막 정부 업무보고를 시작했다.
리 총리는 약 55분간 경제성장, 빈곤 퇴출, 산업구조 개선, 내수 확대, 농촌 활성화, 개혁·개방 확대, 환경보호 등 지난 5년간의 성과를 소개했고 그때마다 인민대표의 박수가 이어졌다.
리 총리가 대만 문제를 언급하며 "대만 독립을 반대하고 단호한 조처를 해야 하며 양안 관계의 평화적 발전을 촉진하고 중국의 평화통일을 진전시켜야 한다"고 말할 때는 가장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
시 주석도 간혹 박수를 치기는 했지만, 망원렌즈 속 표정은 특유의 무표정한 얼굴이었다.
리 총리가 업무보고를 하는 동안 시 주석이 옆자리에 앉은 리잔수 전 상무위원과 대화하는 모습이 여러 차례 포착되기도 했다.


반면 차기 총리로 유력한 리창 상무위원은 무언가를 열심히 기록하며 '열공 모드'를 보였다.
이날 전인대는 리 총리의 업무보고와 왕천 전인대 부위원장의 중국 입법법 수정 초안 설명이 끝난 오전 10시 35분께 막을 내렸다.
중국 당국은 연합뉴스를 비롯해 로이터, AP, AFP 등 외신기자 약 30명과 중국 기자 50여 명에게만 전인대 현장 취재를 허가했다.
지난해 12월 사실상 '위드 코로나' 전환을 선언했음에도 코로나19 방역 조치라는 명분을 적용한 것이다.
중국은 취재진뿐만 아니라 전인대 대표 등 이날 행사 참석자들을 전날 베이징의 호텔에 격리한 뒤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하고 나서야 개막식 참석을 허가했다.
자국민에게 해외여행을 일부 허가하고 PCR 검사까지 면제하면서도 최고 지도부가 모이는 행사라는 이유로 철저한 방역을 고집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다만 격리기간 도시락을 배달하며 방 밖으로 한 발짝도 못 나가게 하던 과거와 달리 호텔 내부에서는 자유로운 이동을 허가하는 '폐쇄루프' 방식을 적용했다.
폐쇄루프는 행사 참석자들을 호텔 등 특정 장소에 모아 놓고 회의나 취재 등 꼭 필요한 경우에만 전용 차량으로 이동하도록 해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하는 방식이다.


한편 이날 베이징의 하늘은 종일 답답한 안개와 스모그에 휩싸였다.
베이징 환경보호 관측센터에 따르면 이날 베이징 전역의 공기질 지수(AQI)는 5급 '심각 오염' 상태를 기록했다.
중국의 AQI는 우수(0∼50), 양호(51∼100), 약한 오염(101∼150), 중급 오염(151∼200), 심각 오염(201∼300), 엄중 오염(301∼500) 등 6단계로 나뉜다.
주된 오염물질은 초미세먼지(PM 2.5)로, 정오 현재 베이징 35곳에 설치된 대기오염 관측 지점의 PM 2.5 농도는 평균 226㎍/㎥를 기록했다.
jkh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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