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게 번식한 콜롬비아 '마약왕' 애완하마, 해외이주 처분

입력 2023-03-05 16:14  

무섭게 번식한 콜롬비아 '마약왕' 애완하마, 해외이주 처분
40여년 만에 4마리에서 100여 마리로 급증…생태계 위협
피임으로도 통제불능…올 상반기 인도·멕시코로 70여마리 보내질 듯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콜롬비아의 악명 높았던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가 기르던 하마들의 '후손' 일부가 해외로 보내질 예정이라고 4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이 보도했다.
에스코바르는 1980년대 안티오키아주 메데인에서 약 250㎞ 떨어진 아시엔다 나폴레스 동물원에 수컷 하마 1마리와 암컷 하마 3마리를 들여왔다.
1993년 에스코바르 사망 이후 당국은 해당 동물원에 있던 동물들을 다른 지역으로 옮겼으나, 하마는 옮기기가 번거롭다는 이유로 남겨졌다.
그 결과 하마는 마그달레나강 유역을 따라 급속도로 번식하기 시작했고, 130~160마리 규모로 불어나면서 이른바 '코카인 하마'로 불렸다.
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된 한 논문은 이곳 하마의 개체 수가 20년 안에 1천500마리로 급증할 것이란 예측을 내놨다.
이 논문은 하마의 배설물이 수역 산소농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어류 생태계뿐 아니라 주민들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하마가 서식하는 물에 시아노박테리아가 다른 지역보다 많은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는 수질을 떨어트리고 물고기 떼죽음을 유발해 어업 공동체를 망가트릴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학술지 '생물보존'에 지난 2021년 실린 논문은 하마가 작물을 훼손하거나 주민들에게 공격성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주민들의 우려가 커지자 지역 당국은 하마의 개체 수를 조절하기 위해 생식기능을 없애거나 피임화살을 쏘는 방식을 도입했으나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당국은 결국 하마 70마리를 인도(60마리)와 멕시코(10마리)의 자연보호구역에 각각 이주시키는 계획을 최근 마련했다.
안티오키아주 주지사 아니발 가비리아는 현지 매체 블루라디오(Blu Radio)와의 인터뷰에서 "그들(하마)을 수용할 능력이 있는 나라에 보내고 번식을 통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다만 인도와 멕시코는 하마들의 자연 서식지는 아니다. 가비리아 주지사는 이에 대해 "아프리카에 보내는 건 허용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가비리아 주지사에 따르면 콜롬비아농업연구소 등의 승인을 거치면 올 상반기 내에 하마들의 이주가 가능할 전망이다.
하마들은 특수 상자에 담겨 비행기로 운송되며 상황에 따라 진정제가 투여될 예정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acui7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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