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서 K-드라마 열풍…"발리우드랑 비슷해요"

입력 2023-03-06 16:32  

인도서 K-드라마 열풍…"발리우드랑 비슷해요"
과감한 장르섞기·당찬 여주인공…'닮은꼴'로 인도인 취향 저격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인도에서 한국 드라마가 심상찮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고 영국 방송 BBC가 6일 보도했다.
다소 과장된 로맨스를 중심으로 한 과감한 장르섞기, 그 속에서 돋보이는 당찬 여주인공 등 한국 드라마의 특징이 인도의 발리우드 드라마와 여러모로 닮아 인도인들의 취향을 저격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국 드라마가 인도에 본격적으로 상륙한 것은 뜻밖에도 북동부의 반군 덕분이라고 BBC는 설명했다.

북동부 마니푸르주의 반군 세력이 2000년 발리우드 영화를 금지하자 현지 주민들이 다른 볼거리를 찾다 K-드라마를 접하게 됐고, 이후 입소문을 타고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게 됐다는 것이다.
인도의 한국 드라마 열풍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증폭됐다. 사람들이 집에서 넷플릭스 등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에 접속했는데, 여기서 인기 K-드라마를 탐닉하게 됐다고 BBC는 전했다.
2020년 인도에서 넷플릭스의 한국 드라마 시청 횟수는 전 해에 비해 37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한다.
K-드라마가 이렇게 인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드라마 내용이 그들의 취향에 맞기 때문이라는 것이 BBC의 분석이다.
특히 영화와 달리 드라마는 한국이든 인도든 여성을 주요 시청층으로 상정하고 만들어지기에 서로 닮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국과 인도의 드라마는 전통적으로 멜로극에 강점을 갖고 있는데, 다소 과장된 로맨스를 감각적으로 묘사하면서 여심을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다 한국과 인도 드라마는 똑같이 몰입감 있는 세계관을 만드는 데 능하다고 BBC는 전했다.
마치 자연의 법칙은 이들 나라의 드라마에는 적용되지 않는 듯 냉혹한 현실을 묘사하다가도 믿기 어려울 정도로 과장된 내용을 총알이 튀듯 이리저리 교차시키며 시청자들을 끌어들인다는 것이다.
대중잡지 에디터인 수프리야 나이르는 "발리우드는 장르섞기와 톤의 고조 변화에 능해 슬랩스틱과 액션, 로맨스, 몽환적 이야기 등을 한 서사에 다 넣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국 드라마도 동화 같은 해피엔딩을 보장하면서도 수차례 극의 전개를 꺾는 반전을 거듭하곤 한다.
두 나라의 드라마 시청자들이 공감하는 또다른 접점은 극 속에 비치는 가부장적 가족 구조와 사회의 계층 구조라고 BBC는 설명했다.

한국 드라마든 발리우드 드라마든 이런 구조가 주인공에게 누굴 사랑할지, 어떤 커리어를 일굴지, 여성이 남편의 가정을 상대로 어떤 것을 해야 할지 등 다양한 사안에 영향을 미치는 모습을 주요 플롯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인도에서 인기를 끈 '갯마을 차차차'는 야망에 찬 도시 여성이 풍광 좋은 시골 마을에 가서 정착하고 그곳에서 사랑을 찾는 이야기인데, 이는 수십 년간 인도에서 인기를 끌어온 드라마들의 플롯과 비슷하다고 한다.
인도의 여성 시청자들이 특히 한국 드라마에 끌리는 것은 여성 주인공의 당당한 모습 때문이다.
장르에 상관없이 여자 주인공은 현명하게 묘사되고 로맨스를 떠나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모습을 보이며, 단순한 남자 주인공의 포장지에 머물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BBC는 이런 K-드라마의 사례로 '역도요정 김복주'를 언급했다.
하지만 두 나라의 드라마가 비슷한 만큼 아쉬운 점도 닮았다고 BBC는 지적했다.
스토킹이나 여성에게 강제력을 쓰는 것을 로맨스로 포장하거나 여성 주인공을 유아화하는 따위 등이다.
K-드라마 관련 팝 캐스트를 운영하는 파로마 차크라바티는 "(한국과 인도 드라마에선) 질투를 사랑의 감정으로 묘사하고, 남성이 여성 상대방을 독차지하려는 것을 헌신적인 행동으로 표현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banan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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