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명 숨진 그리스 열차사고…노조, 3주 전 대형사고 위험 경고

입력 2023-03-07 01:38   수정 2023-03-07 08:48

57명 숨진 그리스 열차사고…노조, 3주 전 대형사고 위험 경고
불붙는 정부 비판 여론에 그리스 정부, 부랴부랴 대책발표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최소 57명의 목숨을 앗아간 그리스 열차 사고가 발생하기 3주 전에 철도노조가 대형 사고의 위험을 경고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리스 철도노조는 지난달 7일 낸 성명에서 철도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철도 안전 시스템을 긴급히 개선하지 않으면 중대한 사고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철도노조는 "우리는 곧 일어날 사고를 기다리지 않을 것이다. 안전은 최우선 순위가 돼야 한다"며 정부와 철도회사에 안전 시스템 개선을 촉구했다.
3주 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지난달 28일 자정 직전, 아테네에서 테살로니키로 향하던 여객열차가 테살로니키에서 라리사로 가던 화물열차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대형 사고가 일어났다.
당시 여객열차에는 승객 350여 명이 탑승했다. 황금연휴를 마치고 귀향하던 20대 대학생이 대다수였다.
현재까지 57명이 숨졌고, 여객열차를 잘못된 선로로 보낸 라리사역의 역장이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됐다. 코스타스 카라만리스 교통부 장관은 사고 직후 사임했다.
꽃다운 젊은이들이 제대로 피어보지도 못하고 어처구니없는 사고로 목숨을 잃자 민심이 들끓었다.
사고 원인을 두고 현재 조사가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지난 수십 년간 철도 안전 관리를 소홀히 한 정부와 철도회사의 범죄라는 여론이 점점 더 거세지고 있다.

열차 사고 이후 그리스 전역에서 반정부 시위가 1주일째 이어지고 있다.
철도회사 앞에 모인 시위대는 건물 유리 외벽에 붉은색 페인트로 "살인자들"이라고 썼다. 시위대는 "사고가 아니라 살인이었다"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었다.
정부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사고 초기 라리사 역장의 개인 과실 때문에 참사가 벌어졌다고 말했던 미초타키스 총리는 전날 대국민 사과를 하고 이번 참사의 책임이 정부에 있다고 입장을 바꿨다.
그는 "모든 이에게 빚을 지고 있다"며 "총리로서 특히 희생자 유족에게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그리스 정부는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야니스 이코노무 그리스 정부 대변인은 이날 미초타키스 총리가 그리스 철도 안전 시스템을 조속히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유럽연합(EU)에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코노무 대변인은 다만 EU에 요청한 자금 규모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총리가 말했듯이 우리는 인간의 실수 뒤에 숨을 수 없고, 숨고 싶지도 않으며, 숨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EU에 자금 외에도 기술 지원에 대해 협력을 요청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곧바로 화답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서 철도 전문가들이 그리스 수도 아테네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힌 뒤 "철도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초타키스 총리가 대국민 사과를 하고 안전 개선 계획을 발표했지만, 그리스 국민들의 분노가 쉽게 가라앉을지는 미지수다.
철도노조는 현재 진행 중인 파업을 최소 8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chang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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