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공에도 '신냉전'…나토·러시아 군용기 매일같이 승강이

입력 2023-03-16 09:41   수정 2023-03-16 14:08

상공에도 '신냉전'…나토·러시아 군용기 매일같이 승강이
나토, 작년 러 군용기 상대 570차례 경고 비행
긴장 속 위협비행 반복…"민항기에도 잠재적 위험"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군용기 대치가 격화하고 있다.
유럽 상공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 같은 승강이가 미국과 소련의 냉전 말기이던 1980년대를 방불케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프랑스의 한 전문가는 15일(현지시간) AFP통신 인터뷰에서 미국 무인기와 러시아 전투기의 흑해 상공 충돌에 대해 "특수하고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전문가는 "다른 한편을 보면 서구권 항공 장비가 수시로 파괴되던 냉전 말기로의 회귀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소련이 미국 성층권 풍선을 겨냥해 빈번한 공격을 가했던 1980년대와 분위기가 비슷하다는 얘기다.
AFP통신은 우발적 충돌이 확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기류를 주목했다.
통신은 드론 사태를 보면 최근 유럽 상공에서 펼쳐지는 나토와 러시아의 '쫓고 쫓기는 게임'(cat-and-mouse game)의 위험성이 그대로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와 나토 군용기의 조우는 일상적이지만 우크라이나전과 맞물려 긴장이 위험수위로 상승했다.
나토는 러시아 영공을 침범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도 사실상 매일 흑해 상공에 전투기를 파견하고 있다.
이는 정보수집 차원의 활동이기도 하지만, 나토가 경계 태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는 메시지를 러시아에 전달하는 것이기도 하다.
루마니아를 지원하는 유로파이터 전투기를 통솔하는 이탈리아의 미켈레 모렐리 대령은 "나토는 흑해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지켜보고 있으며 우리가 모르는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국경을 따라 주둔하고 있다는 점을 러시아가 잘 인지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상시 순찰의 의미를 설명했다.
러시아 역시 최근 수년간 유럽 영공 인근에 지속해서 군용기를 보내고 있다.
나토 공중 순찰대(sky police)는 작년 한 해만 동맹국 영공에 접근하려는 러시아 군용기를 570차례에 걸쳐 차단해 돌려보냈다.
'알파 스크램블'(Alpha Scramble)로 불리는 이 같은 근접 위협비행 작전은 나토 사령부 명령에 따라 진행된다.
이 같은 군용기 대치 때문에 민간 항공기가 위협을 받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나토는 러시아 군용기가 위치와 고도를 나타내는 응답코드 미전송, 비행계획 미제출, 항공교통관제소 묵살 등으로 민항기에 잠재적 위험이라고 주장한다.
영국과 독일은 지난 14일에도 에스토니아 영공에 대한 나토의 합동 공중순찰 도중 근처 러시아 군용기에 근접 위협비행을 펼쳤다.
나토 관계자는 "대부분의 공중 접촉은 안전하게, 전문적으로 이뤄졌다"면서도 "비무장 연합 정찰 비행을 수행하는 국제공역 인근에서 가끔 러시아 군용기가 위험한 행동을 벌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영국은 작년 9월 러시아 공군이 흑해 상공에서 순찰 비행을 실시하는 영국 군용기 인근에서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비판했다.
나토는 작년 11월 흑해에서 정기순찰을 하던 나토 선박 위로 러시아가 자국 군용기를 띄워 긴장 수위를 높였다고 밝혔다.
나토를 주도하는 미국과 러시아는 상공에서 펼쳐지는 기싸움에서 물러날 기세를 보이지 않는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은 "국제법이 허용하는 곳에서는 어디든 비행하고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스틴 장관은 러시아의 도발 가능성을 두고 "실수하지 말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자국이 설정한 비행제한 구역을 무시하지 말라는 입장을 밝혔다.
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 대사는 미국 국무부에 불려가 항의를 들은 뒤 "누구도 러시아 해역을 침범하는 것을 더 이상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미국에 경고했다"고 말했다.
acui7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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