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2952' 해시태그 금지…'中 만장일치' 체제 비판?

입력 2023-03-16 10:29   수정 2023-03-16 10:31

중국서 '#2952' 해시태그 금지…'中 만장일치' 체제 비판?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올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계기로 중국에서 '#2952'가 중국의 만장일치 체제를 비판하는 단어가 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6일 보도했다.
지난 1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인대 14기 1차 회의 제3차 전체 회의 결과, 전인대 대표 2천952명 전원 참석에 전원 찬성으로 '집권 3기'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당선된 걸 비꼬는 표현이 됐기 때문이다.

앞서 시 주석은 집권 1기를 시작하는 2013년 전인대에서 찬성 2천952표에 반대 1표, 기권 3표로 99.86%의 득표율로 취임한 데 이어 2기의 2018년 전인대 때는 대표 2천970명이 참석한 표결에서 만장일치로 국가 주석에 재선출된 바 있다.
10년 집권기를 거치면서 최고 지도부인 상무위원들의 '권력 분점'을 의미하는 집단지도체제를 사실상 와해시킨 시 주석은 이번 전인대를 계기로 '1인 체제'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때문인지 같은 날 전체 회의에서 시 주석 이외에 자오러지 전인대 상무위원장과 한정 국가 부주석도 전인대 대표 2천952명의 만장일치 표를 받았다.
다만 14명의 전인대 부위원장을 선출하는 선거에선 리훙중 전 톈진시 당서기가 반대 1표와 기권 1표로 2천950명의 찬성을 받아 눈길을 끌었다. 리훙중 이외에 나머지 전인대 부위원장 13명은 만장일치로 선출됐다.
같은 날 '#2952'가 중국 소셜미디어(SNS) 웨이보에 등장했다. 주요 인사들이 만장일치로 선출된 상황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의미로 해석됐다.
중국의 반체제 인사들이 운영하는 웹사이트인 프리웨이보(Freeweibo.com)에는 "대단하다" "최대 규모의 민주적 투표 운동"이라면서 사실상 비꼬는 표현들이 올랐다.
그러자 웨이보에서 '#2952' 해시태그가 갑작스럽게 사라졌다. 중국의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CAC) 등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해 웨이보를 압박한 결과라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이와 관련해 CAC와 웨이보가 답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앞서 지난 2017년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두고 중국 당국은 만화 캐릭터인 '곰돌이 푸' 검색을 SNS에서 차단한 바 있다.
시 주석이 2013년 미국을 방문해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을 만날 때 각각 곰돌이 푸와 호랑이 친구 '티거'로 묘사됐으나, 그 이후 푸가 시 주석을 희화화하는 소재로 사용되자 금지한 것이다.
곰돌이 푸는 영국 작가 AA 밀른이 1926년 출판된 동화에서 창작한 캐릭터로 원래 이름은 '위니 더 푸'(Winnie-the-Pooh)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10월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북서쪽으로 약 9㎞가량 떨어진 쓰퉁차오(四通橋·Sitongqiao)에서 벌어진 시진핑 국가주석 비난 현수막 시위 소식이 퍼져나가는 걸 막기 위해 베이징의 영문 표기인 'Beijing'이라는 검색어조차 차단했다.
그러나 거슬러 가보면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2011년 논평을 통해 "만장일치 선거는 중국민의 뜻을 뺏을 수도 있고, 중국민의 뜻을 대변할 수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 시기는 집단지도체제가 제대로 작동됐던 후진타오 국가주석 집권기였다.

kji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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