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유럽판 IRA' 초안발표…공급망 다변화 대책 서둘러야

입력 2023-03-17 15:51  

[연합시론] '유럽판 IRA' 초안발표…공급망 다변화 대책 서둘러야


(서울=연합뉴스) 유럽연합(EU)은 16일(현지시간) 유럽판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불리는 핵심원자재법(CRMA) 초안을 발표했다. EU 집행위가 발표한 핵심원자재법안은 2030년까지 특정한 제3국산 전략적 원자재 수입 비율을 EU 역내 전체 소비량의 65% 미만으로 제한하는 내용이 골자다. 배터리용 니켈과 리튬, 망간을 비롯해 구리, 영구자석용 희토류 등 16개 원자재가 전략적 원자재로 분류됐다. EU가 초안 내용에서 수입 비율을 제한하기로 언급한 '특정한 제3국'은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국산 원자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것이다. 현재 EU는 희토류와 리튬 등 주요 원자재의 90% 이상을 중국산에 의존하고 있다. 이들 원자재는 전기차와 반도체 등 제조에 필요한 핵심 소재다. 특정 국가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 초래할 수 있는 공급망 리스크를 사전 차단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공급망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글로벌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국내 업계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국내 배터리 업계로선 핵심 원자재의 다변화나 폐배터리의 재활용 전략 등을 고심해야 할 상황에 놓일 수 있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폴란드에, SK온과 삼성SDI는 헝가리에 각각 생산 공장을 두고 있다. EU가 내놓은 핵심원자재법은 주요 원자재의 역내 역량을 강화하고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게 목적이다. 특정 국가에서 조달하는 원자재 구성 비중을 조정하는 일이 불가피해질 가능성이 크다. 국내 기업들에 만만치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예상이 없지 않다. 중국에 의존하는 배터리 원자재 공급망은 국내 배터리 업계로선 여전히 위협 요인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업계 주력 제품에 쓰이는 수산화리튬은 중국 수입 의존도가 작년 90%에 육박했다. 수산화리튬뿐만 아니라 여러 원자재의 중국 의존도는 최근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주요 원자재의 공급망을 다양하게 구성하기 위한 특단의 대안 마련이 시급해진다.

자동차 업계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EU 집행위는 전기차 모터의 필수 부품으로 꼽히는 영구자석에 대해선 별도 조항을 통해 '재활용 비율 및 재활용 가능 역량'에 관한 정보 공개를 의무화했다. 이는 관련 기업이 특정 제품에 재활용된 영구자석의 비율 등 세부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는 의미다. EU 측의 향후 이행 방안에 따라선 재활용 비율이 의무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는 현재 체코에서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으며 기아는 슬로바키아 공장에서의 전기차 생산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면밀한 대응책을 선제적으로 강구해야 할 시점이다. 관련 업계의 대응만으로는 역부족일 수 있다. 정부 차원에서 국내 기업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EU 당국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야 할 필요성이 커진다. 정부는 이와 관련해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내주 기업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관의 유기적인 협력 체제를 공고히 해나가야 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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