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의 공작?…온두라스, 차이잉원 방미 때 대만 단교 가능성

입력 2023-03-24 11:32  

中의 공작?…온두라스, 차이잉원 방미 때 대만 단교 가능성
대만인 84%, 중국의 대만 우방국 단교 조장 행위 동의 못 해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온두라스가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방미 시점에 대만과의 단교를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연합보 등 대만 언론이 24일 보도했다.
중국과의 수교에 속도를 내는 온두라스가 대만의 외교적 고립을 극대화할 목적으로 차이 총통의 방미 기간을 택해 외교관계 단절을 선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합보에 따르면 전날 입법원(국회)에서 대만 야당인 국민당과 인민당 등의 입법위원들이 이런 가능성을 제기했고, 답변에 나선 우자오셰 대만 외교부장이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차이 총통은 이달 29일부터 9박10일 일정으로 중미 과테말라와 벨리즈를 방문하는 계기에 오는 30일 미국 뉴욕과 내달 5일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해 미국 일정을 소화한다고 대만 총통부가 발표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시오마라 카스트로 온두라스 대통령은 지난 14일 트위터를 통해 중국과의 수교 추진을 발표한 데 이어 전날 에두아르도 엔리케 레이나 온두라스 외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했다.
대만 내에선 온두라스 외무장관의 방중을 계기로 구체적인 양국 간 수교 일정이 확정될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는 상황에서, 온두라스는 대만과의 단교 선언 후 중국과의 수교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연합보는 온두라스가 대만과 중국에 각각 25억달러(약 3조2천200억원)와 60억달러(약 7조7천400억원)의 재정 지원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바꿔 말하면 대만은 온두라스의 제안을 거절했지만, 중국은 수락했다는 얘기다.
온두라스가 단교하면 대만 수교국은 13개국만 남게 된다. 교황청과 벨리즈, 에스와티니, 과테말라, 아이티, 나우루, 파라과이, 팔라우, 마셜제도, 세인트키츠네비스, 세인트루시아,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 투발루 등이다.
이에 대해 대만인 10명 중 8명 이상은 중국의 대만 우방국 단교 조장 행위에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의 대(對)중국 정책 기관인 대륙위원회가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실시한 정기 여론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의 84.3%가 중국이 경제적인 유인책으로 대만의 우방국들에 접근해 '대만 단교 후 중국 수교'를 추진하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72.1%는 중국이 작년 8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빌미 삼아 대만 봉쇄 군사훈련을 하는가 하면 무력시위를 지속해 대만해협의 안보와 안정을 위태롭게 했다고 답했다.

kji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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