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불법입국자 바지선에 수용하나…"작년 수용 비용만 5조"

입력 2023-03-29 12:19  

英, 불법입국자 바지선에 수용하나…"작년 수용 비용만 5조"
더타임스 "이주자 숙소, 호텔서 바지선으로 바꾸기로…개조 중"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영불해협을 건넌 불법입국자를 즉각 추방한다는 초강경 정책을 발표한 영국이 자국 내에서 난민 신청자가 머무는 숙소도 호텔에서 수백명을 수용할 수 있는 바지선으로 바꾸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28일(현지시간) 정부 내 소식통을 인용해 이민자들이 호텔에서 정부가 관할하는 대형 바지선과 2개 군기지로 옮겨질 것이라고 전했다.
관련 부처들은 이미 숙소용 바지선을 조달해 개조 중이라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해상 공사현장 등에서 직원 숙소로 쓰이는 이런 바지선은 취사설비와 세탁소 등 기본적인 시설이 갖춰져 있으며, 많게는 600명까지 수용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자를 수용할 바지선이 어디에 자리 잡게 될지는 결정되지 않았으나, 해상에 머물기보다는 특정 항구에 정박해 운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영국 정부는 이러한 조처로 영불해협을 건너려는 불법입국자들을 억제하는 효과를 내길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들은 관련 논의가 아직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다면서 현실적인 문제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더타임스는 당장 탑승자의 안전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도 불명확하다고 짚었으나, 한 정부내 소식통은 "그와 관련한 논쟁을 벌일 준비가 돼 있다"고 답했다.
이에 더해 로버트 젠릭 이민부 장관은 현재 호텔에 분산 수용 중인 약 3천명의 이민자를 잉글랜드 링컨셔와 에섹스의 영국 공군기지 두 곳으로 옮긴다는 계획을 조만간 공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민자를 선박에 수용한다는 계획을 내놓은 건 영국이 첫 사례가 아니다. 네덜란드는 크루즈선을 빌려 난민의 숙소로 쓰겠다고 밝혔고, 스코틀랜드는 크루즈선 두 척에 우크라이나 피란민 1천170명을 머물게 하고 있다.
앞서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작년 12월 난민 신청을 한 이민자들에 대한 호텔 제공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알바니아 등 안전한 나라에서 온 불법이주민들이 법적 허점을 악용, 난민들에게 가야 할 지원을 독식하고 영국 국민의 혈세를 낭비시키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이달 7일에는 기자회견을 통해 영불해협을 건너온 불법 이주민을 전원 고국이나 제3국으로 돌려보내는 것을 골자로 하는 불법이주민 대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현재 영국 정부는 5만1천여명의 난민 신청자를 약 400개 호텔에 수용하고 있으며, 매일 거의 700만 파운드(약 112억원)를 이들을 위한 숙박 비용으로 지출하고 있다.
영국 공적개발원조(ODA) 현황을 감시하는 원조영향독립위원회(ICAI)는 이날 발간한 보고서에서 정부가 해외원조 예산의 3분의 1가량을 난민신청자 수용 비용으로 지출하고 있다고 규탄하기도 했다.
ICAI는 작년 한 해 무려 35억 파운드(약 5조6천억원)가 난민신청자 수용 비용으로 쓰였다면서 이로 인해 정작 중요한 원조 프로그램 예산이 삭감되거나 동결되는 결과가 초래됐다고 밝혔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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