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년에 한 번"…인류 역사 이래 가장 강력한 감마선 폭발

입력 2023-03-29 13:14   수정 2023-03-29 15:41

"1만년에 한 번"…인류 역사 이래 가장 강력한 감마선 폭발
지난해 10월 포착 GRB "거실 등과 경기장 야간 조명 차이"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지난해 10월 9일 태양계에 도착한 감마선폭발(GRB)의 빛이 역대 가장 밝고, 강력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빛은 지구 주위를 도는 위성인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닐 게렐스 스위프트 천문대'가 X선으로 처음 포착했다. 초기에는 우리 은하에서 발원한 것으로 여겨지다가 후속 연구를 통해 약 19억 광년 밖서 온 것이 확인됐다.
29일 NASA와 유럽우주국(ESA) 등에 따르면 루이지애나주립대학 물리·천문학 조교수 에릭 번스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팀은 '역대 가장 밝은'(BOAT·The brightest of all time) GRB라는 칭호가 부여된 'GRB 221009A'에 대한 연구 결과를 미국천문학회(AAS) 관련 회의에서 발표했다.
GRB는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전자기파를 방출하는 폭발 현상으로, 대형 별이 블랙홀로 붕괴하거나 중성자별이 합쳐져 블랙홀을 만들 때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폭발하는 순간 짧은 파장의 감마선이 분출되고 이후 X선과 가시광선, 적외선 등 파장이 긴 빛이 후광으로 뒤따르게 된다.



번스 조교수는 약 7천여건의 GRB를 분석해 GRB 221009A와 같은 초대형 폭발이 1만년에 한번 정도 발생하는 것이라고 제시했다. 그러면서 "GRB 221009A는 인류 문명이 시작된 이래 X선과 감마선 영역의 가장 밝은 폭발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GRB 221009A는 너무 밝아 지구 궤도에 배치된 감마선 장비에는 직접 포착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연구팀은 페르미 감마선 우주망원경이 관측한 자료를 토대로 정보를 재구성하고 러시아와 중국 측이 분석한 자료와 비교하는 과정을 거쳐 지금까지 보아 온 것보다 70배나 밝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네덜란드 라드바우드대학 천체물리학 교수 앤드류 레반 박사는 이와 관련, "그 차이는 거실의 전구와 경기장을 밝힌 야간 조명과의 격차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초기 방출이 2초 미만이었던 GRB 221009A가 대형 별의 핵이 자체 중력으로 붕괴하면서 형성된 블랙홀의 첫 울음과 같은 것으로 추정한다. 블랙홀이 주변 물질을 빠르게 흡수하면서 입자를 빛에 가까운 속도로 내뿜는 제트를 형성하는데, 이 제트가 우주로 퍼져나가면서 감마선과 X선을 방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팀은 GRB 이후 몇주 뒤에는 강력한 초신성 폭발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아직 관측되지 않아 또하나의 미스터리가 됐다.
GRB 221009A가 우리 은하의 면보다 몇도 더 높은 곳에 있어 두꺼운 먼지 구름에 가려 초신성의 빛이 포착되지 않았을 수도 있는 것으로 제시됐다.
레반 교수는 "초신성이 진행됐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는데, 이는 GRB의 밝기로 볼 때 놀라운 것"이라면서 먼지를 뚫고 볼 수 있는 적외선 관측을 계속 이어가겠지만 "별이 폭발하지 않고 블랙홀로 직접 붕괴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GRB 221009A의 제트는 감마선과 X선 이외에도 가시광과 전파 등 다양한 파장의 후광을 형성했는데, 전파 에너지는 수년간 관측이 가능해 제트의 전 과정을 관측할 기회가 될 것으로 제시됐다.



GRB의 초기 X선은 지구 방향으로 오면서 먼지층에 부딪히며 '빛 메아리'(light echo)를 형성하는데, 스위프트 X선 망원경과 ESA의 XMM-뉴턴 망원경은 우리 은하 내에서 20개의 먼지구름이 생성한 고리를 드러내 줬다.
GRB 221009A는 X선 고리를 보여준 일곱 번째 GRB로 이전보다 세 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고리들은 6만1천∼700 광년 사이에서 형성됐는데, 이는 먼지구름의 거리와 속성 등을 정확히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GRB 221009A 관련 연구 결과는 '천체물리학저널 회보'(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에 논문으로도 실렸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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