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노스타부터 억만장자까지…트럼프 재판 주요인물 미리보기

입력 2023-04-04 11:10   수정 2023-04-04 16:24

포르노스타부터 억만장자까지…트럼프 재판 주요인물 미리보기
트럼프 4일 뉴욕주 지방법원 출석…'세기의 재판' 예고
"17년전 트럼프와 혼외정사" 주장 끝내 형사기소로 이어져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성추문 입막음 의혹으로 형사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뉴욕주 지방법원에 출석한다.
미국 전·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사상 첫 형사기소다. 2024년 차기 미국 대선을 앞두고 벌어져 공화당 대선구도를 요동치게 한 이번 사건 재판의 주요 등장인물들을 살펴봤다.

◇ 범죄자 전락할 위기에 몰린 도널드 트럼프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10월 대선을 앞두고 포르노 스타 스토미 대니얼스(본명 스테파니 클리퍼드)에게 13만 달러(약 1억7천만원) 상당의 '성관계 입막음' 합의금을 건넨 혐의를 받는다.
대니얼스는 2006년 7월 네바다주의 한 골프장에서 트럼프와 만나 혼외정사를 했다고 주장해 왔다. 그런 대니얼스가 언론 매체와 접촉한다는 소문을 들은 트럼프측 변호사는 대선을 앞두고 그를 만나 침묵을 지켜달라며 돈을 전달했다.
이에 대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입장은 성관계 따위는 없었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회사를 통해 대니얼스에게 돈을 준 변호사에게 13만 달러를 변제하고 이를 '법률자문 비용'으로 기재한 사실은 인정했으나, 2016년 대선과는 무관하다고도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변호사가 개인적으로 판단해 돈을 지급했고 자신은 2018년 대니얼스와의 성추문이 폭로되기 전까지 자세한 내용을 몰랐다고 말하기도 했다.



◇ 트럼프 수족이다가 배신당해 보복 나선 변호사 마이클 코언
정작 해당 변호사인 마이클 코언은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부터 '입막음 돈'(hush money)을 전달하라는 지시를 받고 자기 돈을 이를 집행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2006년부터 2018년까지 12년간 트럼프의 개인 변호사로 일하면서 뒤처리를 도맡아 '집사'이자 '해결사'로 불렸던 인물이다.
코언은 성추문 폭로 직후까지만 해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입막음 돈 지급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행동했다고 입장을 바꿨다.
러시아의 2016년 미 대선 개입 의혹 등으로 2018년 특검 수사가 시작되자 코언은 트럼프 측에 '지원'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뒤 트럼프에 완전히 등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 수사에 협력하는 대가로 형량을 감형받은 그는 이후 선거자금법 위반과 의회에서의 위증 등으로 3년형을 치렀다.
코언은 이달초 보도된 미 CBS 방송 인터뷰에선 "도널드 트럼프의 더러운 짓거리에 내가 책임을 뒤집어쓸 수는 없다"고 말했다.



◇ '트럼프와 하룻밤' 침묵 대가로 돈받은 성인배우 스토미 대니얼스
대니얼스는 2011년 미 연예주간지 인터뷰에서 당시 NBC 방송 유명 리얼리티쇼인 '어프렌티스'를 진행하던 트럼프 대통령과 2006년 7월 네바다주 타호 호수 인근 골프 토너먼트에서 처음 만났고, 며칠 뒤 호텔에서 성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했다.
대니얼스가 주장하는 성관계 시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멜라니아 여사와 결혼한 지 약 1년 뒤다.
이런 인터뷰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묻혔으나, 2018년 1월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대선 직전 트럼프 측이 대니얼스에게 억대의 돈을 지급하며 성관계에 대해 침묵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하면서 불이 지펴졌다.
같은 해 대니얼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서명하지 않았기에 해당 합의가 무효라며 소송을 제기했고, 트럼프 지지자에게 협박받았다는 자신의 발언을 '사기'라고 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걸었다가 패소하기도 했다.
대니얼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형사기소 소식을 환영하면서 법정에 나서 공개 증언하길 원한다고 밝힌 상황이다.



◇ 트럼프 비리혐의 추적해온 '정치검사 논란' 앨빈 브래그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형사기소를 관철한 앨빈 브래그 뉴욕시 맨해튼 지방검사장은 작년 1월 흑인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맨해튼지검장이 됐다.
뉴욕 할렘가 출신으로 하버드대와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공직에 진출한 그는 이전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선재단이었던 '트럼프 파운데이션'의 공금유용 혐의와 관련한 민사소송을 지휘한 적이 있다.
그가 민주당 소속이라는 점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은 이번 기소를 '정치적 수사'라고 주장한다.
브래그는 전임자인 사이러스 밴스 주니어 지검장이 기소를 포기한 성추문 입막음 돈 지급 의혹을 다시 꺼내 이번 형사기소를 성사시켰다.
입막음 돈을 회사 비용으로 지급하고 '법률자문'이라고 허위 기재한 것 자체는 경범죄이지만, 2016년 대선과 관련해 이런 행위가 있었다면 선거법 위반으로 중범죄가 될 수 있다는 논리를 개발한 것이다.
다만, 연방법인 선거법 위반과 뉴욕주 법인 기업 문서조작을 결합한 기소는 전례가 드물기에 재판부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 브래그에 거액 후원한 '진보적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형사기소 소식에 트럼프와 그의 측근으로 꼽히는 공화당 의원들은 뜬금없이 세계적 금융인인 조지 소로스에게 거센 공격을 퍼붓기도 했다.
브래그 지검장이 소로스로부터 100만 달러(약 13억원) 상당을 후원받고 그의 지시대로 움직인다는 음모론이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WP) 등은 소로스는 진보 성향 검사 후보를 돕는 단체인 '컬러 오브 체인지'에 기부했을 뿐 브래그 지검장에게 직접적으로 자금을 지원한 적이 없다면서 트럼프와 공화당이 명백한 거짓 주장을 한다고 비판했다.
헝가리계 미국인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소로스는 2004년 대선 당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재선을 막기 위해 2천700만 달러(약 350억원)를 썼고, 마약중독을 범죄가 아닌 질병으로 취급하는 등 형사사법 체계 개혁에 2억 달러(약 2천600억원) 이상을 지원하는 등 보수진영과 각을 세워왔다.
이처럼 미운털이 박힌 인물이었던 까닭에 전직 대통령 형사기소란 전례 없는 사건이 발생하자 반사적으로 비난의 화살이 쏠린 것으로 보인다. 소로스 측과 브래그 지검장 측은 지금껏 서로 만나거나 대화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 검사 출신으로 대형사건 맡아온 트럼프 변호인 3인방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법원 출석 전날인 3일 전관 출신 법조인을 중심으로 변호인단을 보강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트럼프 변호인단에 합류한 토드 블란치 변호사에 대해 "공격적이면서도 신중한 변호사라는 평판을 지닌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뉴욕 남부지검 검사보로 10년 가까이 근무했던 그는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대본부장을 지낸 폴 매너포트를 변호하기도 했다.
트럼프 변호인단의 다른 두 변호사인 수전 네첼레스와 조 타코피나도 뉴욕 지방법원과 연방법원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경력이 있는 법조인이다.
네첼레스는 예일대 로스쿨 출신으로 브루클린 지방검사로 재직한 경력이 있고, 타코피나 변호사 역시 브루클린 검사보로 근무한 이력이 있다.
타코피나 변호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절친'으로 꼽히는 폭스뉴스 앵커 션 해니티 등을 변호해 왔다고 NYT는 전했다.



◇ '세기의 재판' 법봉을 잡은 후안 머천 판사
이번 사건을 맡게 될 후안 머천 뉴욕주 지방법원 판사는 뉴욕 지방법원에서 15년간 재판관을 지낸 베테랑 판사다.
작년 '트럼프 그룹'의 세금 사기 사건을 맡아 올해 초 트럼프그룹에 160만 달러(약 21억원)의 벌금을 선고하는 등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루된 사건을 맡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한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오른팔'로 꼽혔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미국-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을 위한 모금 과정에서 거액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된 사건도 심리하고 있다.
머천 판사는 1990년 뉴욕 바루크대를 졸업해 1994년 호프스트라대에서 법학 학위를 받고, 뉴욕주 지방 검사, 뉴욕시 가정법원 판사 등을 지냈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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