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찾는 마크롱·EU집행위원장의 '단합' 시험대 올라"

입력 2023-04-05 11:09  

"중국 찾는 마크롱·EU집행위원장의 '단합' 시험대 올라"
홍콩매체 "中과 경제협력 원하는 마크롱, 폰데어라이엔 입장과 충돌"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5∼7일 나란히 중국을 방문하는 가운데 이들의 '단합'이 시험대 위에 올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5일 진단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유럽의 단합을 보여주기 위해 자신의 방중에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을 초청했으나, 둘의 대중국 입장은 차이가 있고 많은 이들이 그 차이가 얼마나 큰지 확인하려고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SCMP는 "EU의 가장 강력한 지지자인 마크롱은 사흘간의 중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프랑스와 유럽을 미국과 중국 사이 '제3의 길'로 재정립하려고 한다"며 "엘리제궁 소식통들은 마크롱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강하게 밀어붙일 것으로 예상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엘리제궁 한 관리는 SCMP에 "3년간 이어진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불안정한 기간에서 벗어나기 위해 중국과 다시 연결할 필요가 있다"며 마크롱 대통령이 중국 지도자들에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종식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하겠지만 너무 강하게는 밀어붙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크롱 대통령은 러시아에 대한 비판을 거부하는 중국의 '레드 라인'을 묻기 위해 가는 것이 아니라 우크라이나 주민에 이득이 될 수 있는 구상의 여지를 찾으러 가는 것이며, 이를 통해 해당 전쟁의 해법을 찾으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크롱 대통령의 이번 방중에는 에어버스, 로레알 등 60개 프랑스 기업 대표들이 동행한다. 또 중국 개봉을 앞둔 영화의 감독 등 프랑스 예술계 인사와 중국으로부터 판다를 대여받은 프랑스 동물원 대표도 함께 간다.
엘리제궁 관리는 마크롱 대통령과 시 주석 간 회담에서 대만과 인권 등 민감한 문제들도 논의되겠지만 주요 의제는 아닐 것이라고 전했다.
대신 마크롱 대통령은 중국의 주요 수출 기지이자 시 주석의 가족과 관련이 있는 광둥성에서 최소 한 차례 시 주석과 회담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시 주석의 아버지(시중쉰)는 1980년대 광둥성의 대표(당서기와 성장 역임)였고 개혁·개방을 개시했기에 광둥성은 시 주석과 직접 관련이 있다"며 "시 주석의 부인도 여러 차례 캔토니즈(광둥화) 가극에서 노래했다. 이는 우리가 광둥성에 가려는 이유다"고 설명했다.
부총리까지 지낸 시중쉰은 중국 '개혁개방 1번지'인 광둥성에 부임, 보수 세력의 강력한 견제 속에서 개혁·개방 정책을 성공리에 정착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마크롱 대통령의 일정은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지난주 내놓은 EU·중국 관계에 대한 비전과 상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지난달 3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싱크탱크 메르카토르 중국학연구소(MERICS)·유럽정책센터(EPC) 공동 주최 콘퍼런스에서 "중국이 푸틴의 전쟁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가 향후 EU·중국 관계에 결정적 요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시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근 정상회담에 대해 "시 주석은 잔혹하고 불법적인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러시아를) 멀리하기보다는 오히려 푸틴의 러시아와 '무제한적 협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중국·EU 포괄적 투자보호협정(CAI)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도 언급했다.
SCMP는 "유럽 대륙에서 가장 강경한 대중국 비판자 중 한명인 폰데어라이엔은 이 연설을 통해 정치적·경제적으로 EU의 대중국 접근을 강화하려고 했다"며 "이 연설은 EU에 잘 전달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폰데어라이엔 사무실은 이 연설문을 작성하면서 호주, 인도, 일본의 관리들과 면밀히 협의했다. 미국은 직접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또한 "몇몇 고위 관리들은 폰데어라이엔이 해당 연설을 통해 EU 회원국들이 자신의 방향으로 조금 움직이기를 희망한 것으로 봤다"며 "그러나 일부는 그의 이러한 입장이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과의 관계를 흔드는 데 관심이 적은 프랑스·독일 두 나라의 입장과 충돌할 것이라고 관측했다"고 덧붙였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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