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성지 걸어잠근 팔레스타인 주민들…이스라엘, 강경진압 자제

입력 2023-04-09 18:58  

또 성지 걸어잠근 팔레스타인 주민들…이스라엘, 강경진압 자제
동예루살렘 알아크사 사원 둘러싼 충돌 확산 막겠다는 의도인 듯
성지 유대인 방문 재개에 '통곡의 벽' 유대 종교 행사로 충돌 가능성은 여전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동예루살렘 성지를 둘러싼 갈등으로 '중동의 화약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이스라엘이 본격적인 유대인의 성지 방문을 앞두고 팔레스타인 주민과의 충돌을 피해 관심을 끈다.
9일(현지시간) 이란 하레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동예루살렘에 있는 이슬람 3대 성지인 알아크사 사원에서는 전날 밤부터 수백명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사원 문을 안에서 걸어 잠갔다.
그러나 이스라엘 경찰은 9일 새벽 기도가 끝날 때까지 성지 내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강제 진압하지 않았다.
이슬람 금식성월인 라마단과 출애굽을 기념하는 유대 명절인 유월절 기간 사원 문을 안에서 잠근 팔레스타인 주민을 강경 진압해온 상황과는 확실히 대비되는 모습이다.
대신 요르단이 주도하는 이슬람 종교재단 '와크프'(Waqf) 대표단이 나서 사원 문을 안에서 걸어 잠근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설득했다.
요르단 외무부가 이스라엘 경찰의 사원 내 물리력 행사에 대해 강도 높은 경고를 보낸 가운데, 이스라엘 외무부는 요르단과 와크프 재단을 통한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이스라엘 경찰의 물리력 행사 자제는 성지에서 대규모 유대교 행사를 앞두고 충돌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지난 열흘간 유대인의 성지 출입을 막았던 이스라엘 경찰은 이날 오전부터 유대인 200여명의 성지 방문을 허용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유대인 방문객에게 소리를 지르기도 했지만, 충돌은 빚어지지 않은 채 성지 방문이 마무리됐다.
하지만 유대교도인 이스라엘인들과 이슬람교도인 팔레스타인 주민 간 충돌 가능성이 사라진 건 아니다.
이날 '통곡의 벽'으로 불리는 예루살렘 구시가지 서쪽 벽에서는 수만 명의 유대교도가 운집한 가운데 유월절 '제사장의 축복'(birkat kohanim) 행사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슬람 금식성월인 라마단과 출애굽을 기념하는 유대 명절인 유월절이 겹치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지난 4일부터 동예루살렘 성지 문제로 갈등해왔다.
이스라엘은 야간에 알아크사 사원 문을 걸어 잠근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강경 진압하고 400여명의 주민을 체포했다. 일부 팔레스타인 주민이 다른 예배자들의 출입을 방해했다는 게 이유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주민들과 아랍권 국가들은 신성한 성지에 경찰력을 동원해 폭력을 행사한 것이 종교적 탄압이라고 맞섰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에서는 이스라엘을 겨냥해 여러 차례 로켓포 사격이 이어지고, 이스라엘은 어김 없이 전투기 등을 동원해 보복 공습을 가했다.
갈등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시아파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레바논은 물론, 이스라엘과 사실상 전쟁 중인 시리아에서도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 공격이 이어지면서 중동의 긴장이 한층 고조됐다.
알아크사 사원 경내는 이슬람교와 유대교, 기독교 공통 성지다.
이슬람교도는 이곳을 예언자 무함마드가 천사 가브리엘과 함께 메카에서 날아와(이스라) 승천한 뒤 천국을 경험(미라즈)한 '고귀한 안식처'라고 부른다.
반면, 유대교도는 이곳을 아브라함이 이삭을 제물로 바치려 했던 곳이자 고대 왕국의 솔로몬과 헤롯왕이 바빌로니아와 로마군대에 의해 파괴된 성전을 지었던 곳이라고 믿으며 '성전산'(Temple mount)으로 부른다.
기독교도 역시 예수의 생애와 많은 관련이 있는 이곳을 성지로 여긴다.
과거 요르단에 속했던 동예루살렘 성지는 1967년 3차 중동전쟁을 계기로 이스라엘에 점령됐다.

다만, 이스라엘과 요르단의 합의로 성지 관리권은 요르단이 주도하는 와크프 재단이 행사해 왔고, 성지 내 기도와 예배는 이슬람교도에만 허용한다는 규칙 또는 정체성도 지켜져 왔다.
그러나 극우 성향의 이스라엘 국가안보 장관 이타마르 벤-그비르는 올해 초 성지 방문을 강행하고, 유대인도 기도와 예배를 할 수 있도록 규칙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해 아랍권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반발을 샀다.
meol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