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한 평가·보상 원해"…엔씨소프트에 노조 생긴 이유는

입력 2023-04-12 06:40  

"공정한 평가·보상 원해"…엔씨소프트에 노조 생긴 이유는
송가람 지회장 인터뷰…"프로젝트 취소되면 개발자들 퇴사 압박 받아"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한국 게임산업의 선두 주자 격인 엔씨소프트[036570]에 노동조합이 들어서면서 게임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12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출범한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엔씨소프트 지회 '우주정복'은 본격적인 노조 구성을 위해 사측과 단체교섭을 준비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노조가 주장하는 주된 출범 사유는 '고질적인 상후하박(윗사람에 후하나 아랫사람에 박함)의 조직문화'와 '폐쇄적인 평가 및 보상제도'이다.
송가람 엔씨소프트 지회장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개발하던 프로젝트가 중간에 취소되면, 해당 팀원 상당수는 사실상의 대기발령 상태로 휴직이나 퇴사 압박을 받는다"며 "그렇지만 이를 승인하고 주도한 임원들은 자리를 유지한다. 직원들에게 손실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택진 대표를 비롯한 일부 임원에 대한 보상 체계가 불공정하다는 '작심 비판'도 꺼냈다.
송 지회장은 "회사는 불안정한 시장 상황을 이야기하며 직원들의 연봉 인상 요구를 잠재우지만, 김 대표는 그런 와중에도 작년 124억 원에 이르는 보수를 받았다"며 "경영에 참여하는 김 대표의 친족들도 담당 사업의 부진한 실적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의 부인인 윤송이 최고전략책임자(CSO)가 지주회사 대표를 맡아 담당하던 북미 법인 엔씨 웨스트는 최근 경영난으로 직원 20%를 감원하고, 최고경영자(CEO)도 대표직을 사임한 바 있다.
김 대표의 동생인 김택헌 수석부사장 역시 엔터테인먼트 자회사 '클렙'을 이끌며 팬덤 플랫폼 '유니버스'를 출시했으나, 부족한 점유율로 올해 초 SM엔터테인먼트 계열사에 플랫폼을 매각한 바 있다.



송 지회장은 "이런 모습을 지켜보던 개발자들 사이에서 '회사가 직원을 대하는 방식이 공정하지 않다'는 공감대가 점점 커졌다"며 "노조 설립 추진 당시 900명 이상이 단체 대화방을 통해 가입을 문의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 노조 측은 구체적인 가입자 수나 가입률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게임 업계에 노조가 생긴 것은 2018년 설립된 최초의 게임 업계 노조인 넥슨 '스타팅포인트'가 최초다. 이어 스마일게이트, 엑스엘게임즈, 웹젠[069080]에 노조가 생겼다.
규모와 역사 측면에서 국내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3N'(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 기업 중 두 군데에 노조가 생기면서, 업계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노조가 없는 넷마블·크래프톤 등 다른 대형 게임사로 확산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작년 말일 기준 직원 수는 기간제 근로자를 포함해 총 4천789명으로, 평균 근속 연수는 6.2년, 1인당 평균 급여는 1억1천400만원으로 집계됐다.


juju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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