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실 폐수를 하수도에…中 바이오 연구 안전불감증 심각"

입력 2023-04-13 15:19  

"실험실 폐수를 하수도에…中 바이오 연구 안전불감증 심각"
WP "과학 초강대국 위해 대대적 투자했지만 안전 의식은 따라가지 못해"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전 세계에서 유행한 코로나19의 기원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중국의 허술한 생물 실험실 안전 실태가 또 다른 팬데믹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12일(현지시간) 지적했다.
WP는 미국을 비롯한 세계 과학자·국회의원들의 조사 결과와 중국 정부 보고서 등을 분석한 결과, 중국 생물학 실험실들의 안전 불감증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오염된 실험실 폐기물이 그대로 하수로 흘러 들어가고 있고, 실험에 이용된 동물들이 불법적으로 판매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생물학적 안전 의식이 매우 낮은 데다가 중국 정부가 이런 허점을 숨기려고 하면서 질병을 유발하는 병원체가 실험실 밖으로 유출될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WP는 분석했다.
신문은 중국 실험실이 사고에 취약하다면서 "병원체가 누출될 수 있는 문제가 과거에도 있었고, 앞으로도 반복될 수 있어 잠재적으로 또 다른 전염병이 대유행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시작한 코로나19가 실험실 사고에서 비롯했는지는 불확실하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의 정보기관들은 코로나19 기원 가설 중 하나로 실험실 사고 가능성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실험실 사고 가설을 부인하는 가운데 우한 시장에서 판매된 감염된 동물에서 전파가 시작했다는 가설도 함께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WP는 중국 실험실에 코로나19의 발병 가능성을 높인 조건들이 있었고, 그런 조건들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가 과학 초강대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유전 공학 등 바이오 분야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지만, 안전 관행은 그에 맞는 수준으로 개선하지 못했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중국은 2002년 박쥐에서 시작해 인간으로 전염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세계적으로 유행한 이후 생물의학 기관을 신속히 현대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중국은 서방 국가와 협력해 연구실 환경 개선에 대대적으로 나섰다. 가장 치명적인 병원균을 다룰 수 있는 생물학적 안전성 4등급(BSL-4) 연구실을 2018년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 처음 설치한 이후 BSL-4 연구실 수를 늘려 나갔다.
그러나 중국은 서양의 실험실 안전 프로그램과 교육은 더디게 도입했고, 때로는 무시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의 BSL-4 연구실은 프랑스 설계를 토대로 지어졌지만, 중국 관리들은 점차 프랑스의 협력을 차단했고, 일부 비싼 안전장치를 검증되지 않은 국내산 장치로 교체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숙련된 작업자 부족, 잘못된 폐기물 관리 등 위험한 실험실 관행이 이어지자 중국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고위 관리인 가오후청은 2019년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생물보안 상황이 암울하다"고 경고했다. 우한바이러스연구소의 위안즈밍 주임은 보고서에서 "대부분의 실험실에 전문성 있는 생물안전 관리자와 기술자가 부족하다"고 우려했다.
2018년 발간된 보고서에서 중국 광저우의 한 관리는 "실험실 폐수가 하수 시스템으로 직접 배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2019년 중국 서북부 간쑤성 란저우의 백신 공장에서 발생한 브루셀라 유출 사고는 실험실 안전불감증이 집단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당시 이 공장은 사용기한이 지난 약품으로 시설을 소독하다가 브루셀라균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했고, 이러한 위생적 결함을 경고하는 시스템도 없었던 탓에 균이 외부로 퍼져 1만명 이상이 브루셀라병에 감염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abbi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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