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스마트] "GPT야, 공직 보고서 써줄래?" 실험 나선 공무원들

입력 2023-04-15 10:00   수정 2023-04-15 10:06

[위클리스마트] "GPT야, 공직 보고서 써줄래?" 실험 나선 공무원들
과기정통부 장완익 사무관 등 만든 '보고선생' AI 해커톤 결선 진출



(서울=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 국민 삶 속에서 도출되는 갖가지 통계와 데이터, 정책 입안 전에 꼭 살펴야 하는 법 조항, 산처럼 쌓인 기존 정책 자료….
공무원들이 보고서를 쓰기 위해 숙지하고 요약해야 하는 데이터는 실로 방대한데 이를 챗GPT 같은 생성형 AI가 대신할 수 있다면 남는 시간에는 보다 창의적인 공무가 가능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실천에 옮긴 공무원들이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완익 디지털신산업제도과 사무관을 비롯한 과기정통부 직원 6명으로 구성된 '보고선생' 팀이다. 단순히 시제품을 만들어본 것에서 나아가 국내 첫 생성 AI 해커톤에 출전해 결선에 진출하는 쾌거도 올렸다.
보고선생 팀을 이끈 장 사무관은 15일 "챗GPT를 써보니 성능이 좋아 업무 보고서를 쓰는 데 도움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아무래도 GPT를 그대로 공무에 활용하는 데는 불편함도 있었다. '개조식'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보고선생 프로그램을 만든 계기를 설명했다.
개조식이란 공문서를 작성할 때 '낱낱의 조목에 따라 간단하게 작성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가령, '오늘과 내일 사이에'를 '금명간'이라고 표현하는 식이다.
흔히 딱딱한 공무원 문체로 인식되기도 하지만 정부 부처와 같은 대형 조직에서 다수가 소통하기 위해 군더더기 없이 많은 내용을 압축함으로써 소통 효율을 높인다는 평가도 받는다.
장 사무관을 주축으로 지난달 중순 꾸려진 보고선생 팀은 개조식을 챗GPT에 가르쳐주기로 했다.
바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통해서다. AI가 더 나은 대답을 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질문을 프롬프트라고 하는데, 개조식에 대한 설명을 넣은 프롬프트를 쓴 것이다.
"개조식이란 표현을 최대한 압축적으로 하고 명사형으로 끝나는 거야", "보고서 개요는 정책 배경과 현황, 주요 내용, 계획으로 구성해 줘" 식으로 GPT를 조수로 훈련했다.
장 사무관 등이 업무시간 이외의 시간에 온라인 업무 협업 도구를 통해 생성 AI와 씨름한 기간은 2주.
그 결과 보고서 초안 만들기, 업무 자료에서 데이터를 가져와 새로운 양식의 초안 만들기, 자유로운 문체로 쓴 글을 공무원 보고 스타일로 변형하기 등의 기능을 담은 보고선생 프로그램이 탄생했다.

이들은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프라이머가 연 국내 최초 생성 AI 개발 대회 '젠에이아이 해커톤'에 보고선생을 출품해 226팀 가운데 결선 진출 16팀에 뽑혔다. 아쉽게도 수상팀에는 뽑히지 못했지만, 팀원들은 큰 성취감을 느꼈다고 한다.
장 사무관은 "GPT 프로그램이 워낙 기본 기능이 좋다 보니 간단한 명령어만 넣었는데도 제법 쓸만한 수준의 결과물이 나오는 걸 확인하고 놀랐다"며 "특히 많은 정보를 아주 짧은 시간에 요약하는 기능이 탁월했다"고 말했다.
그는 "공무원들이 많은 시간을 자료 요약 등에 할애하고 있는데 신기술을 활용해 잡무를 최대한 단축하고 창의적 새로운 정책 구상이나 의사 결정에 시간을 더 쓸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생성 AI 열풍이 불면서 챗GPT 교육 등을 실시한 정부 부처는 많았지만, 실제 프로그램을 개발한 것은 보고선생이 처음이다.
하지만 아직 시제품에 그쳐 공식적으로는 쓸 수 없다. 정식으로 공무에 활용되려면 국가정보원 검토 등을 거쳐야 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GPT 사용 과정에서 민감한 정부 데이터 유출 가능성 등을 면밀히 따져야 하기 때문이다.
보고선생 팀은 "해커톤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만큼 불씨를 살려서 실질적인 프로젝트로 이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정부가 세계에서 AI 기술을 가장 선도적으로 활용하는 '디지털 플랫폼 정부'로 거듭날 수 있도록 기여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cs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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